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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집중하는 ‘직방’, 다방면 확장하는 ‘다방’

이형두

왼쪽 직방 '데이터랩', 오른쪽 다방 '시작이 방이다' 캠페인
왼쪽 직방 '데이터랩', 오른쪽 다방 '시작이 방이다' 캠페인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원룸 등 전월세 거래 중개 사업으로 출발한 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 업체들이 종합 주거 정보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직방(대표 안성우)이 지난 11월부터 도입한 ‘빅데이터랩’ 서비스다. 아파트 시세 변동 및 추이 정보를 제공해 플랫폼 활용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직방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 중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2월 기준 802만세대 아파트 정보를 등록했다. 직접 ‘대동여지도’ 팀을 꾸려 아파트 사진, 단지 정보, 거주민 설문조사 등 ‘생활권’ 정보를 담아 서비스를 차별화를 꾀했다. 아파트 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비중이 적었던 직거래 서비스는 올해 5월부터 중단했다.

이번에 출범한 직방 빅데이터랩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한국감정원 감정가 등을 기초로, 매물의 면적 유형과 해당 층 환경과 특징을 반영해 가격을 추산했다. 오랜 기간 거래가 없었던 단지는 준공연도, 면적 유형 등이 비슷한 주변 단지 시세를 비교 분석해 산출한다.


아파트 실거래가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다. 다만 직방은 이를 가공해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도록 배치했다. 오른 지역은 붉은색, 내린 지역은 파란색으로 표시했으며 색 밝기에 따라 등락 정도까지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기 시작한 ‘호갱노노’의 경우 원 그래프를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선호는 이용자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정된 매매가가 실제 매물 가격과 괴리가 있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 이용자는 ‘시세 보고 실매물 들어가면 거의 두 배 비싸고, 오히려 전세 매물이 표시된 매물 시세보다 비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한 아파트의 정보를 확인해본 결과 동일 평수 기준 추정 매매가와 실제 매물 가격이 약 15% 정도 오차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군과 역세권 별로 배정 가능한 아파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한 점도 장점이다. 특정 학교를 선택하면 해당 학교에 배정 가능한 아파트를 한 번에 보여준다. 전체 학생 수와 성비, 학비, 급식비, 서울대나 일반대에 진학한 비중이 얼마인지도 화인할 수 있다. 학군 별로 아파트 시세가 어느 정도 변동했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효과적인 아파트 매물 광고를 위해 VR을 통한 사진 정보 제공 서비스도 강화했다. 기존 아파트 단지 등 외부 전경만 제공하던 것에서 아파트 실내 사진을 360도로 볼 수 있는 ‘VR홈투어’도 서비스를 도입했다. 360도 카메라 촬영을 통해 실제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주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허위 매물 검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직방 측 설명이다.

아울러 거주민 리뷰를 통해 아파트 단지의 교통, 환경, 단지 관리 등 항목에 대한 평가를 제공한다. 층간 소음, 관리인의 성향, 대형 마트 등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노후된 아파트라 신혼분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등 현실성 있는 조언들도 눈에 띈다. 아파트 실 거주 여부를 인증하는 절차가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진위 여부는 직방이 직접 판단한다.


직방이 아파트에 ‘올인’한다면 스테이션3(대표 한유순) 다방은 ‘다방면’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한유순 대표가 직접 ‘내년 2월까지 다방-중개사-임대‧임차인이 상생하는 ’부동산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부터 미디어커머스 ‘다방샵’을 도입해 가구 및 생활용품 판매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구매자 패턴을 분석한 큐레이션 상품 ‘다방박스’, 묶음 배송 처리 가능한 ‘다방마트’ 등 주거에 특화된 패키지 상품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거점인 ‘다방케어센터’를 강연, 세미나 등 다각도로 활용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지난 13일부터 예비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 ‘시작이 방이다’ 캠페인을 출범했다.

부동산 O2O 업체들이 이처럼 서비스 다각화에 치중하는 이유는 서비스 고도화 목적 외에도 부동산 거래 앱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거래는 한번 거래가 일어나면 통상 전월세 기준 2년 동안은 다시 사용될 일이 없다. 기본 사업 모델이 광고 기반인 만큼 이용자 유입 하락은 부담이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직방의 모바일 월이용자수(MAU)는 120만명이었으나 6월에는 약 100만명, 7월에는 76만명까지 감소했다. 8월 92만명까지 반등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이용자 숫자가 줄고 있는 추세다.

다방은 상황이 더 나쁘다. 올해 2월 월간 순 이용자 수는 80만명이었지만, 4월 30만명, 6월엔 25만명까지 떨어졌다. 8월 46만명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긴 했지만 안정적인 상태는 아니다.

더욱이 네이버 부동산과 카카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맞춤형 매물이 나오면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앞세웠다. 다방이 ‘연내 인공지능(AI) 기반의 허위매물 차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아직 깜깜 무소식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와중에 지난 10월 KB국민은행까지 'KB부동산 리브온'을 본격 가동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더하고 있다. 가동 2달 만에 48만명 이용자, 3만6000개 이상의 매물을 확보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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