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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노다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안에 보안기업 분위기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흡한 보안수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이하 거래소)가 국내 보안기업에게는 도리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화폐가 코스닥의 하루 거래량보다 커져버린 만큼, 정부와 이용자는 거래소의 보안수준 강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만 거래소는 3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해킹으로 거래소 유빗이 파산을 선언했고 개인정보 유출부터 코인 탈취, 끊임없는 거래소를 향한 사이버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말한다. 상당수의 거래소는 열악한 보안환경을 보이고 있다고 말이다. 한 마디로 낙제점이다. 국내 주요 거래소는 나름의 보안시스템을 갖췄지만, 이 또한 금융권과 비교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보안기업들이 분주해진 대목이다. 최근 정부는 거래소를 향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비롯해 보호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거래소의 보안강화는 국내 보안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다.

이와 관련 SK인포섹은 정보보호 컨설팅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미 주요 거래소의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는 SK인포섹은 코인링크와는 정보보안 체계 구축과 관제서비스 등 보안시스템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 코인원에서는 보안관제와 위험모니터링 업무를 맡겼다. 빗썸도 해킹사태 이후 SK인포섹의 보안관제 서비스를 받고 있다.

한컴시큐어는 코인링크를 비롯해 복수의 거래소에 보안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고, 라온시큐어 또한 보안인텔리전스와 모바일 앱 보안 서비스를 합쳐 제공할 예정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업비트에 보안인증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소식에 주목을 받고 있고, 펜타시큐리티는 코인링크에 웹방화벽 와플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많은 보안기업들이 거래소를 대상으로 보안솔루션 및 기술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거래소 폐쇄’라는 초강경 특별대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투기근절을 위해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는 발표했다. 투기과열을 방지하고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거래소를 퇴출시키겠다는 것.

아직까지 보안기업 분위기는 잠잠하다. 시장 가능성은 분명하나, 아직 사업 규모가 미미한 만큼 보안기업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이러한 강경책이 거래소의 수준 강화로 이어져 오히려 더 큰 사업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보안업체들에게 새로운 고객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나, 금융사처럼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폐쇄된다고 해서 큰 타격을 받는 보안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의 사업단가는 금융권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며, 대부분 방화벽·침입방지(IPS) 시스템 및 엔드포인트 보안솔루션, 관제·컨설팅 정도”라며 “이 정도도 그나마 탑4 거래소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상당수는 보안 투자가 없다시피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압박과 계속되는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사업위기 등을 고려했을 때 궁극적으로 거래소는 국내 보안기업의 틈새시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보안기업들도 거래소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고객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의 큰 사업을 기대하는 것보다 보안을 해야 한다는 시장에 주목하고 있고, 금융사 수준으로 향상시킨다고 하면 더 큰 수익가치가 있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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