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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필수설비 공유, SKT 박정호 대표·LGU+ 권영수 대표 ‘당연’ vs KT 황창규

윤상호
- 과기정통부 장관, 통신 3사 CEO와 간담회 개최…통신사 CEO, 보편요금제 ‘말 돌리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5세대(5G) 이동통신은 투자비도 많이 들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기회다. 필수설비 공유는 효율을 위해 당연하다”(SK텔레콤 박정호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적극적이다.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LG유플러스 권영수 대표)

“적정대가과 적정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협의할 용의는 있다”(KT 황창규 대표)

5일 SK텔레콤 박정호 대표와 LG유플러스 권영수 대표는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필수설비 공유는 통신 3사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곳에서 5G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의 오찬모임이 있었다. KT 황창규 대표는 필수설비 관련 기자들의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황 대표는 모임에선 협의 의사를 내비췄다.

필수설비는 ▲전봇대 ▲관로 ▲케이블 등을 일컫는다. 유선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것이다. 5G는 대용량 데이터가 오가고 기지국 전송 범위가 짧아 유선네트워크의 보완이 중요하다. 유선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필수설비를 활용해야한다.

필수설비는 대부분 KT 소유다. KT가 공기업이었을 때 확보했던 부분이 많다. 다른 사업자와 공동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규정이 많아 사실상 공유가 쉽지 않다. 최근 벌어진 SK텔레콤과 KT의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네트워크 갈등을 이 탓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5G 시대 필수설비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까지 관련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통신 3사 필수설비를 같이 쓸 수 있게 공동 투자를 하고 설비를 하자”라며 “투자 공용화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사의 입장은 당연히 다르다. 필수설비가 많은 KT는 탐탁지 않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찬성이다. 3사 대표의 태도는 이를 반영한 결과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모임을 통해 5G에 대해 ▲조기 구축 ▲공동투자 ▲필수설비 공유 ▲국내 중소기업 참여 확대 등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아주 만족스러웠다”라며 “5G 현안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졌으며 필수설비 등 비용 효율화를 위한 내용도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누구 하나가 먼저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경쟁력 차원을 높이는 차원”이라며 “필수설비 합의도 그런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대표는 “좋았다”라고 말을 아꼈다. 황 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적정대가에 대한 이견이 크다. 황 대표가 말한 적정대가와 박 대표 및 권 대표의 적정대가는 간극이 존재한다. 지금도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아울러 공동투자 역시 갈등의 소지를 내포했다. 업체별 이해관계가 개입할 경우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도 크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CEO의 필수설비에 대한 태도는 갈렸지만 보편요금제에 대한 생각은 같았다. 3명 모두 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통신사는 보편요금제 반대다.

박 대표는 “어려운 얘기다”라며 “오늘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권 대표는 “그 얘기는 지금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돌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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