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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CJ 오쇼핑-E&M 합병…약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CJ그룹의 조직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사업군인 식품과 물류에 이어 이번에는 유통과 콘텐츠에 손을 댔다.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한다.

CJ그룹은 17일 CJ오쇼핑의 커머스 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1:0.41 비율로 합병한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디어와 커머스가 결합된 기업이 등장하는 것이다.

CJ측은 이번 합병추진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고 통신사인 AT&T가 케이블 영화 제작·배급사인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 중이다. 또한, 알리바바가 스필버그의 영화사 앰블린 파트너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비디오 유통업체로 시작한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미디어, 커머스 시장이 융복합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양사의 합병도 이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CJ오쇼핑과 CJ E&M의 사업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다. 쇼핑 사업이 아닌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CJ E&M이 파트너가 된 셈이다.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CJ E&M은 한류열풍의 주역이기도 하다. 양사가 각기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약점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오쇼핑은 많은 국민들이 단순한 TV홈쇼핑 사업자로 이해한다. TV홈쇼핑은 과거처럼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다.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CJ오쇼핑의 상품 기획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역량이 더해지면 기존 사업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한 소비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들과 손잡고 웹드라마와 예능 형식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정체에 빠진 홈쇼핑사업의 돌파구를 TV 밖 차별화된 콘텐츠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CJ E&M 역시 콘텐츠 저작권(IP)을 활용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해왔고 CJ오쇼핑이라는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융복합 신사업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SNS 등의 이용자행태분석데이터와 CJ오쇼핑이 보유한 커머스 빅데이터,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가상·증강현실, 음성UX 등을 통해 추천해 새로운 고객 경험과 접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CJ E&M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디지털플랫폼을 결합해 최고의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 매우 놀라는 분위기다. CJ그룹에는 CJ헬로라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한다. 콘텐츠의 CJ E&M과 방송플랫폼의 CJ헬로의 조합이 더 어울려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CJ그룹에서는 한차례 CJ헬로를 SK텔레콤에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CJ헬로의 영향력이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CJ헬로는 CJ오쇼핑의 자회사다. 합병법인의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플랫폼과 콘텐츠간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양사는 합병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신규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1년까지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성장시킬 계획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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