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은 무엇을 남겼을까. MWC는 매년 2월 진행한다. 상반기 스마트폰 경쟁구도를 볼 수 있는 자리다. 세계 2위 애플은 참가하지 않지만 스마트폰 업계가 상반기 어떤 지점에 무게를 싣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올해의 흐름은 삼성전자와 맞대결 회피, 감성 자극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S9·9플러스’를 발표했다. 갤럭시S 시리즈 공개는 2년 만이다. 9일부터 전 세계 순차 시판한다. 국내 출고가는 ▲갤럭시S9(64GB) 95만7000원 ▲갤럭시S9플러스 64GB 105만6000원 256GB 115만5000원이다.
공개 전 갤럭시S9·9플러스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프리미엄폰 사양 평준화 때문. 평가도 우려와 기대가 함께했다. 제품을 사용해본 이와 사용해보지 않은 이의 의견이 갈렸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서 외형상 변화보다 보다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데 중점을 뒀다. ‘슈퍼 슬로우 모션’과 ‘증강현실(AR)이모지’가 대표적이다. 피사체의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일반 슬로우 모션보다 4배 더 느린 동영상을 찍어준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AR이모지는 나 자신을 이모지로 만들어 소통하는 도구다. 둘 다 영상을 활용해 감정을 전달하는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현장 반응은 호평이 많았다. 이전에 비해 이것저것 만져보는 시간이 길었다.
프리미엄폰 맞대결을 선택한 곳은 소니뿐이다. ‘엑스페리아XZ2’를 선보였다. 엑스페리아XZ2의 특징은 세계 최초 초고화질(UHD, 4K) HDR 촬영이다. 디자인은 시대에 역행했다. 화면 비율을 키우기보다 내구성을 택했다. LG전자도 고가폰을 내놨다. ‘V30S씽큐’가 그것. 그러나 V30S씽큐는 작년 가을 나온 제품의 업그레이드판이다. LG전자의 갤럭시S9·9플러스 대항마는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세계 스마트폰 3위 화웨이는 신제품이 없었다. 나머지는 주로 중저가폰에 신경을 썼다. 이 추세는 강화할 전망이다. 소비자는 신제품에 무조건 지갑을 열지 않게 됐다. 눈에 띄는 변화가 많지 않아서다. 입소문을 들어보고 살만한 제품인지 평가한다. 출시 시기가 늦어도 고객이 없어지지 않는다.
대신 고가폰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써 본 사람이 있어야 입소문이 난다. 초반 판매량이 높던지 체험존을 확대해야한다. 삼성전자는 국내만 100여곳의 핫플레이스와 4000여곳의 디지털프라자 등 체험존을 만들었다. 3대씩 비치하면 1만2300대다. 체험존 구성비용 등을 제해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전 세계 시장으로 넓히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확실한 팬이 존재하는 애플, 수익을 고려치 않는 중국 업체 일부 외에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한편 얼굴마담 격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 숫자가 줄어 일반 관람객은 볼거리가 줄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가상현실(VR) 놀이기구. VR기기를 판매 중인 HTC는 아예 스마트폰보다 바이브 체험존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