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클라우드' 시장 노리는 AWS…“韓 정부 요구에 최대한 맞출 것”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공공분야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민간에 비해 엄격한 규제와 국내기업과의 보이지 않는 차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분야는 이들에게 꼭 넘어서야 하는 영역이다. 공공에 적용될 때 기술의 파괴력이나 영향력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에 도입되면 민간영역으로의 확산도 쉽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AWS가 정의하는 공공의 범위는 범주가 넓다. 공익적인 목적의 비즈니스는 모두 해당한다.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의료나 교육, 비영리단체, 종교기관 등 공공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까지 포함된다.
AWS코리아는 지난해 5월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글로벌 협력단장을 역임한 윤정원 대표<사진>를 공공부문 신임 수장으로 맞이했다. 정부 산하 기관 출신 인사를 영입하며 공공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NIA에서 23년 이상 근무한 바 있는 윤 대표는 내달이면 취임 1년을 맞이한다. 그는 취임한 이후 AWS는 공공 분야 클라우드 확산을 위한 여러 활동을 벌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말 획득한 한국형 정보보호관리체계(K-ISMS) 인증 획득이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가운데는 최초다. AWS는 의무대상이 아님에도 인증을 받았다.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윤 대표는 “현재 AWS가 갖고 있는 글로벌 인증만 58개”라며 “사실 최근에 획득한 ISMS 인증을 받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가능한 정부요구사항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17일 진행됐다.
그는 “한국의 클라우드 도입은 이제 시작이며,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최소 5~6년 이상의 격차가 있다”며 “여전히 클라우드의 정의조차 모르는 국내 공공기관이 많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확연하게 문의가 늘었다”고 운을 뗐다.
특히 국내 대학이나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연구 분야의 빅데이터 분석 등에 사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분당서울대병원 안과는 대한안과학회와 안구의 고화질 사진 이미지를 분석하기 위해 AWS의 앱스트림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서강대와 연세대, 숙명여대 등 국내 대학을 비롯, 지난 2016년 부산에 개소한 아마존-부산 클라우드 혁신센터를 통해 스타트업 기반의 창업 생태계 및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하지만 정부부처 등 국내 공공기관이 AWS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AWS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 자체가 미미하다. 이유는 클라우드 보안인증제와 같은 별도의 제도를 획득한 기업의 서비스만 사용해야하며, 1~3등급의 정보자원 체계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권장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담당자의 인식도 낮다.
윤 대표는 “한국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공공부문의 40%(운영 시스템 기준)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상 담당자들의 클라우드 컨셉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며 “가상화를 클라우드로 생각하는 담당자도 많은 만큼, 올해는 클라우드를 알리고 이관을 지원하며 공공부문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ISMS 이외에 내부적으로는 클라우드 보안인증제 획득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현재 5개 국내 클라우드 기업만 받은 상황이다. 그는 “ISMS 인증도 상당한 시간을 걸려 어렵게 받았다”며 “최근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과 인도정부의 클라우드 관련 인증도 획득한 만큼, 가능한 한국 정부요구사항도 맞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AWS는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다수의 인증과 승인을 취득한 상태다. 클라우드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위한 ISO 27017과 ISO 27018를 비롯해 PCI와 HIPAA, 미국 페드람프, ITAR, FISMA, CJIS, NIST 800-53 등 다양한 인증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기관 전용의 거브클라우드(GovCloud)나 미국 CIA와 같은 수사기관을 위한 시크릿리전과 같은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윤 대표는 “다만 미국에서도 거브클라우드는 국제무기거래규정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정부기관만 사용 중”이라며 “그렇지 않은 다수의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은 일반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많은 나라의 정부 역시 클라우드를 사용하기 위한 요건이 한국 못지 않게 까다롭고 민감한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이들은 해외 인증을 많이 인정해주기 때문에, 향후에는 한국 정부부처에서도 이를 고려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획득한 ISMS 인증만 하더라도 이미 국내 의료기관이나 대학 등의 부담을 상당수 덜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다수의 혁신기술의 밑바탕에는 클라우드가 있다. 즉, 클라우드 없이는 이제 혁신이 어려울 정도”라며 “하버드대학 등 해외의 유수 대학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폐쇄하고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으며, 호주 국세청은 소득신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 영국 법부무는 재범율을 낮추는데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선 인력의 클라우드 교육이 중요하다”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개발과 효율화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력으로의 전환이 잘 돼야 4차산업혁명시대에도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WS가 ‘AWS 에듀케이트’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학생, 교육자에 클라우드 관련 지식과 기술을 증진하는데 필요한 학습 툴과 교육자료, 서비스 무료 사용권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세계 1500여 기관 및 수십만의 학생들이 사용 중이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의 약 65%는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얻어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클라우드 기반의 AI,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전환이 이뤄져야 한국의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 NIA 입사 초기만 하더라도 주전산기 사용을 위한 커맨드 입력이나 시스템 다운타임 시 대응방안 등 전체 인력에 전산교육을 시키는 캠페인을 진행했었다”며 “이제는 클라우드 시대로의 전환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클라우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라우드 컴퓨팅은 구직·구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링크드인에서 3년 연속 1위 역량으로 꼽혔으며, 올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IT자격증 부문에서 AWS 인증 솔루션 아키텍트(12만1292달러)와 AWS 인증 개발자(11만4148달러)가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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