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남북 협력', IT산업 도약 기대된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둘 다 표정이 좋은 걸 보니 왠지 빨리는 안 되더라도 제가 죽기 전까진 통일이 될 거 같아요”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한 방송사의 인터뷰에 응한 초등학생의 말이다. 초등학생 6학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기엔 너무 할아버지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던 남북정상회담이 끝났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이번 정상회담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탄생시키며 기분 좋은 금요일을 만들어줬다. 외신들도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A new history begins now)”며 일제히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이날 핵심 뉴스로 처리했다.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판문점 남쪽과 북쪽의 경계를 넘나들고, 새소리만 허락된 정적속에 진행됐던 벤치 회담, 영부인들의 첫 만남, 마지막 ‘하나의 봄’ 공연까지 곳곳에 볼거리, 얘기 거리가 넘쳐났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시 대외공개, 북한의 서울 표준시 통일 등 후속조치 등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IT업계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점심에 만났던 한 국내 IT업체 대표는 “파주로 본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평화 국면에 이어질 통신,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함께 북한이 시장 개방을 본격화할 경우, ICT 분야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국내 IT업계 종사자들이 늘상 하는 말이 있다. 일본만큼만 내수시장이 크면 좋겠다고. 북한과 남한을 합친 인구는 약 8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본의 1억명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IT소비 측면에선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다. 북한 개발자들의 역량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2000년과 2007년 열렸던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신, 부품생산 등의 영역에서 남북의 ICT 협력이 진행된 바 있다. 2002년에는 평양에서 남북 합작 PC방도 운영됐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IT업체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IT업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전세계 매출의 1% 남짓에 불과하다. 잘해야 2%다. 때문에 한국지사는 단순히 숫자나 채우는 영업사무소 역할에 불과한 곳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 남북한의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변화의 물결은 이들에게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한다. 너무 희망적인가.
어쨌든 최근 몇 년 간 IT업계의 패러다임이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지적이 많다. 이번 남북의 평화협정이 IT의 발전, 더 나아가 IT 기술이 한반도의 변화에 매끄럽게 대응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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