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야놀자, 직방… 잘나가는 기업 SNS 비결 ‘브랜드 저널리즘’?
‘기업이 곧 하나의 매체로 기능하는 미디어 환경 올 것’ 지난해 9월 미국 코카콜라 본사에서 열린 마케팅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레이건커뮤니케이션즈의 마크 레이건 대표가 한 말이다. 기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역량이 점점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는 얘기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도 ‘미디어에 어떤 콘텐츠를 싣느냐’보다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이 소비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 홍보와 정보 전달 콘텐츠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이른바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국내 기업들도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업종,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어도 운영 실적 차이가 크다.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업계 라이벌 야놀자와 여기어때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 1,2위를 놓고 다투고 있지만 야놀자의 페이스북 구독자는 43만명, 여기어때는 8만명이다. 야놀자의 구독자가 여기어때의 5배다. 야놀자의 서브 페이지인 ‘야놀자X서울사람연애하기(33만명)’ ‘야놀자펜션’(15만명) 등을 포함하면 격차는 훨씬 더 벌어진다.
두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콘텐츠 방향성이 명확하게 다르다. 야놀자 페이지의 게시물들을 보면 ‘강릉여행’ ‘제주 딱새우 맛집’ 등 대부분 여행, 데이트코스, 전국 맛집 콘텐츠로 구성됐다. 야놀자 기업에 대한 홍보는 거의 없다. 게시물 말미에 야놀자 프로모션이나 링크가 조그맣게 등장할 뿐이다.
반면 여기어때는 페이지를 주로 기업뉴스 광고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게재된 게시물들도 할인 쿠폰 광고, 개발자 채용 공고, 신규 서비스 출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콘텐츠 공유나 댓글 반응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야놀자가 구독자들이 듣고 싶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면, 여기어때는 기업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있다. 이용자 반응이 차이가 나는 이유다.
야놀자 역시 처음부터 브랜딩에 주력하지는 않았다. TV매체 광고 등에 비용을 투자해 이름 알리기에만 힘썼다. 강석우 마케터가 야놀자에 합류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고비용 매체 광고 대신 작은 이벤트라도 브랜드의 톤앤매너(전체적인 콘셉트)와 방향성을 맞춰서 꾸준하게 진행하는 쪽을 택했다.
강석우 야놀자 브랜드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팀 팀장은 “야놀자 브랜드 IMC의 지향점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숙소예약이나 여행갈 때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야놀자 브랜드에 대해 애정을 느끼고 야놀자 사용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강 팀장이 강조하고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공감’이다. 캠페인 메시지나 타이밍, 광고물, 모델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주요 타깃층인 20대 눈높이에 맞는 전략을 구사한다. 공감이 이뤄지면 고객이 스스로 메시지를 구전하며 재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지고 충성도가 높아진다.
물론 SNS를 통한 브랜딩 전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어때는 캠핑부터 중소형호텔까지 포괄하는 ’종합숙박 1위‘, 정보기술(IT) 기술과 숙박산업을 연계한 ‘스테이테크(Staytech)'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다만 확보한 숙박업소 데이터 숫자, 객실에 도입된 첨단 기술은 주 소비자 계층인 2030세대에 바로 와 닿지 않는다.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도 찾기 어렵다. 전달하는 방식도 TV 및 옥외광고 등 전통 매체에 집중하고 있다. 여전히 사람들은 ’여기어때‘ 하면 모델 신동엽을 떠올린다. ‘야놀자’ 하면 여행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어때 역시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최근 유명 브랜딩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에 관해 여기어때 문지형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빠르면 한 두달 이내 여기어때 브랜딩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액티비티와 숙박을 결합한 새로운 브랜딩 전략을 설계 중이다”고 말했다.
직방과 다방의 사례도 유사하다. 페이스북 페이지 구독자를 살펴보면 직방은 23만명, 다방은 4만명 수준이다. 직방이 다방의 약 6배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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