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80MHz? 90MHz?…5G 주파수 경매 LGU+손에 달렸다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5G 주파수 경매 접수 신청을 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적격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경매는 오는 15일 오전 9시부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다.

서류심사를 통과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본게임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경매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몇 라운드에 경매가 종료될 것인지이다.

직전 주파수 경매는 2016년에 있었는데 2일차 8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종료된 바 있다. 당시에는 황금주파수 2.1GHz 대역에서 치열한 경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한데다 예상과 달리 700MHz 대역이 유찰되며 예상 밖으로 조기에 종료됐다.

이번 5G 주파수 경매에서는 2016년 경매보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매는 ‘클락 경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양’을 2단계에서 ‘위치’를 결정한다. 3.5GHz와 28GHz 대역에서 별도 경매로 진행한다.

관건은 3.5GHz 대역에서 이통사들이 어떤 전략을 사용할지이다. 5G 전국망이 될 3,5GHz 대역에서는 총 280MHz폭이 나왔다. 10MHz폭 단위로 최대 100MHz폭을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때까지 경매가 진행된다. 만약 이통3사 모두 100MHz폭을 적어내면 공급은 280, 수요는 300이기 때문에 어느 사업자가 다음 라운드에서 수요를 적게 적어내야 한다. 수요 280, 공급 280이 맞춰지면 1단계 경매는 종료된다.

이러한 룰을 감안할 때 경매 조기종료, 또는 예상 밖 혼전 가능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은 KT와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은 전략을 이미 명확히 했다. 무조건 최대 물량, 즉 100MHz폭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자금력을 감안할 때 SK텔레콤이 뒤로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은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원하는 주파수를 가져갔다.

그렇다면 180MHz폭을 놓고 KT와 LG유플러스가 겨뤄야 하는 상황이 된다.

KT도 100MHz를 원한다. KT가 처음부터 90MHz폭을 써낼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5G에 대해서는 어느 사업자 못지않게 적극적인 KT다. 다만 SK텔레콤처럼 노골적으로 100MHz폭을 가져가겠다고 선언은 안했다. 90MHz폭으로 후퇴할 여지가 있다.

KT가 100MHz폭을 고집할 경우 LG유플러스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는 80MHz폭이다.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100MHz폭을 확보하기 위해 SK텔레콤과 KT와 경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금까지 진행됐던 3차례의 경매에서 모두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했다. 이번에 LG유플러스가 1단계에서 80MHz를 적어낼 경우 최저가 낙찰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10MHz폭을 양보하는 것과 20MHz폭을 양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야 경매가 종료되기 때문에 KT가 계속 100MHz폭을, LG유플러스가 90MHz폭을 고집할 경우 경매는 혼선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그동안 90MHz폭, 110MHz폭에 대한 장비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100MHz폭과 80MHz폭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90MHz폭에 대한 표준화도 이뤄지면서 장비 도입에 대한 걸림돌은 사라졌다. LG유플러스가 좀 더 욕심을 낼 수도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가입자 규모, 5G 시장의 성숙도 등을 감안할 때 100MHz폭이나 80MHz폭은 큰 차별점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에는 현재 사용하는 2G, 3G 주파수가 나온다. 주파수 부족으로 5G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LG유플러스가 처음부터 80MHz폭을, 또는 KT가 90MHz폭을 선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학계의 한 주파수 전문가는 “기존에는 SK텔레콤 KT가 100MHz폭, LG유플러스가 80MHz폭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LG유플러스가 90MHz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파수 수요에 대한 실리적 판단보다 자존심 싸움으로 흐를 경우 이통3사 모두 타격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한 번에 전국에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많은 가입자가 한 번에 이동할 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가입자 대비 주파수 물량에 따른 이슈는 크지 않고, 이번에 할당하지 않는 20MHz폭도 추후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매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