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성, SK하이닉스 72단 낸드용 장비 공급…96단도 기대감↑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이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플래시에 활용할 원자층증착(ALD) 장비 거래에 나섰다. 차세대 제품인 96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D 낸드는 평면(2D)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직으로 셀을 쌓아 올리는 경쟁이 한창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96단 3D 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도시바, 마이크론, 인텔 등도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96단은 물론이고 128단 이상의 로드맵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3D 낸드에서 ALD 장비는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와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단수가 높아질수록 정교하게 박막을 구성해야 한다. 원자층 단위로 증착이 가능한 ALD 장비의 성능과 전구체와 같은 재료의 공급망 확보가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와 72단 3D 낸드에 활용할 ALD 장비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ALD 장비는 400℃ 이하 저온에서 정밀하게 박막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워드라인(WordLine, WL)에 규소(Si)나 메탈과 같이 원하는 재료만 남길 때 사용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이 96단 3D 낸드에도 ALD 장비로 R&D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궁극적으로 SK하이닉스가 96단 이후의 100단 이상 제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는 ‘더블스태킹(Double Stacking)’ 혹은 ‘멀티 티어(Multi Tiers)’로 부르는 다(多)층 구조로 되어 있다. 36단 3D 낸드를 2개 이어붙인 형태다.

문제는 그 이후다. 96단 3D 낸드도 48단 3D 낸드가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96단 3D 낸드까지 단일로 셀을 구성하고 있으며 128단(64단×2개) 제품부터 더블스태킹(192단은 96단×2개)을 활용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이나 인텔처럼 3단 멀티 티어로 설계하면 손쉽게 3D 낸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적층 수준을 높일 수 있어도 단일로 셀을 쌓을 때와 비교해 더 많은 공정과 재료 및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마이크론·인텔은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 FG)’ 기반이지만, SK하이닉스는 ‘차지 트랩 플래시(Charge Trap Flash, CTF)’를 사용한다.

CTF는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해 셀과 셀 사이의 간섭 현상을 줄이고 간격을 좁힐 수 있다. 다만 셀을 묶은 어레이를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 회로를 주변에 반드시 수평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이크론·인텔은 3D 크로스(X) 포인트와 같은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도 확보하고 있으므로 FG 기반 3D 낸드는 이들 제품의 대중화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어차피 SK하이닉스 관점에서 96/128단 3D 낸드를 단일 셀로 쌓을 필요가 있다. CTF 설계에서 ALD 장비와 새로운 재료만이 현 수준에서 깊어진 셀에 막질을 일정하게 형성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주성엔지니어링과는 D램에서 이미 ALD 장비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 공급 확대를 통해 신제품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에서 신제품 비중은 60%, 올해는 80%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전구체를 제공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 오션브릿지, 메카로 등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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