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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스마트시티 전초기지, 슈나이더 ‘EOCR’ 생산현장 가보니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모터’가 쓰이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라붙는 ‘스마트 모터보호계전기(EOCR)’가 만들어지는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익산 공장을 다녀왔다. 연간 생산량은 100만개로 국내 최대규모이며 지난 1983년부터 가동이 이뤄졌을 정도로 역사도 깊다.

얼마 전에는 누적생산 1600만개를 달성했고 전 세계 20여개국으로 수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내수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모터는 현대사회에 있어 핵심적인 부품이다. 실제로 개발도상국 산업용 에너지 사용량의 60~70%는 모터를 움직이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세탁기, 에어컨, 냉각팬 등 전체 가구 전력소비량의 약 70%가 모터에서 발생한다. 스마트팩토리는 물론 스마트시티의 구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EOCR은 이런 모터를 보호하기 위한 제품이다. 과전류와 노이즈를 막아주고 기본적인 전력계측을 가능케 한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받아들여 단순히 보호·계측을 넘어서 모니터링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는 ‘커넥티비티’ 영역으로의 진입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 작은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다는 뜻.

실제로 슈나이더가 생산하는 EOCR에는 마이크로칩, 혹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 사용된다.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제어하기 위함이다. MCU는 간단한 기능 제어부터 스마트폰, 자동차, 웨어러블 등 IoT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한다. EOCR이 스마트시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익산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생산설비에 있다. 2013년부터 전통적인 컨베이어벨트 방식으로 생산이 이뤄졌으나, 지금은 모듈생산방식(MPS, Modular Production system)이 도입되어 있다. MPS는 각각의 생산 공정에 소수 인원을 투입해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컨베이어벨트와 비교해 생산설비와 불량률을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더불어 고유의 공급망관리(SCM) 요소 가운데 하나인 ‘SPS(Schneider Performance System)’를 곁들여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량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약 60여명의 인원으로 매년 EOCR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는 원동력이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모델 숫자만 150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IIoT 시대에 걸맞은 생산현장 구축=유연한 SCM은 생산성뿐 아니라 안전에 있어서 상당한 도움을 준다. 시스템 도입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다. 여기에는 손가락 끼임이나 베임과 같은 가벼운 사고까지 포함한 것이다. 익산 공장에서 일했다면 전 세계 205개 슈나이더 공장 어디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단순히 모터보호를 위한 아날로그 EOCR 제품이 생산품목의 주류를 이루어 왔으나 현재는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는 디지털 제품이 핵심이다. 특히 IoT,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에 부합된 통신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자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에서 R&D 역할이 이뤄진다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슈나이더는 로라(LoRa)와 같은 새로운 통신 기능으로 SK텔레콤과 IoT 협력을 진행한 바 있다. 에너지 생산 장비를 원격에서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일부이며 5세대(5G) 이동통신이 본격화될 경우 적용 분야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이창근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본부장은 “EOCR은 매년 6% 정도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 R&D 센터에서 개발된 제품을 곧바로 익산 공장에 적용, ‘타임 투 마켓’ 대응이 가능하다”라며 “보호계전기를 넘어서 지능화되고 통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이고 이런 부분을 생산설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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