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폴더블폰 시대…유일 CPI 양산업체 코오롱인더 주목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커브드, 엣지, 베젤리스, 풀스크린 등으로 진화해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이제는 폴더블 형태로 가야 할 단계라고 전망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상단부터 ‘커버 윈도’, ‘TFT 기판’, ‘베이스 필름’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폴더블폰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CPI(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투명하게 빛이 투과되는 특성 덕분에 커버 윈도우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노란색을 띠는 PI(폴리이미드)필름은 엄연히 다른 소재로 나머지 TFT 기판과 베이스 필름에 적용된다.

현재 PI필름 시장에선 SKC코오롱PI, 카네카, 도레이, 듀폰, 타이마이드 등 다수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반면 CPI 필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 SKC, 스미토모화학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CPI 필름 양산라인 구축을 완료한 업체는 코오롱인더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SKC는 아직 관련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스미토모화학은 지난 6월 “2019년 삼성 폴더블폰용 CPI 필름 공급 준비를 완료했다”라고 발표했으며, 업계에서도 삼성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돼왔다. 그러나 개발 단계에서 공급 기술력만 갖췄을 뿐, 아직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세계 유일 CPI필름 양산 업체로 코오롱인더가 주목받고 있다. 폴더블폰 최초 출시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빠르면 올해 안에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CPI 필름을 적용한 폴더블폰이 올해 안이나 내년 초에 출시된다면, 바로 양산할 수 있는 코오롱인더가 벤더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코오롱인더에 주목하는 이유다.

다만 코오롱인더는 양산 시점을 놓고 그간 IR(기업설명회)에서 계속 말이 바뀌어서 일각에선 삼성 납품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많았다. 실제 최근 스미토모화학이 삼성에 CPI필름을 공급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적도 있다.

그러나 결국 CPI 필름 양산 시점의 열쇠는 삼성전자, 화웨이 등 세트업체가 쥐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우려는 다소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할 세트업체의 주문이 없는 상황에서 양산부터 하게 되면 나중에 스펙이 안 맞는 경우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 고객사가 폴더블폰 출시 시기를 언제로 결정하느냐가 코오롱인더의 양산 시점을 결정하는 형국이다.

지난 8월 9일 코오롱인더는 IR을 통해 하드코팅 업체와 손을 잡고 삼성 측과 품질인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 BOE 등 모든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공급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테스트용 샘플을 공급하면서 여러모로 납품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인 셈이다. 스미토모화학과 삼성 납품을 놓고 경쟁 중이란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관계자는 “CPI필름 양산 라인을 갖추고 시운전하면서 양산 라인에서 글로벌 업체들에 샘플로 대응하는 것은 우리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양산 시점은 명확히 내놓지 못했으나 결국 자사가 가장 유리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몰라도, 삼성은 이미 폴더블폰 관련 개발을 높은 수준에서 끝마친지 오래라는 얘기가 많다”라며 “시장 상황을 보고 출시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가 많은 상황임에도 여전히 성공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 전망이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적 난관이 많아 참신성만 강조된 실패작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CPI필름 등 높은 가격의 소재·부품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폴더블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을 낮추자니 기술적 완정성을 구현하기 어렵고, 높이자니 소비자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50만원대에 출시됐던 아이폰X의 부진이 삼성의 출시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한 정작 폴더블폰이 출시돼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 대비 소량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우려 사항이다.

삼성이 출시 시기를 놓고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코오롱인더가 아직 CPI필름 양산 시점을 발표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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