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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발 유료방송 지각변동 가능할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까?

CJ헬로가 동종업계의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한 가운데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 가능성에 통신방송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은 오랜기간 케이블TV가 장악했지만 위성방송이 등장하고 10년전 통신사들이 IPTV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추는 IPTV로 기울고 있다. 유무선 결합상품 위력으로 현재는 KT가 1위(20.21%, 2017년말 기준 과기정통부 시장점유율 산정결과 값), SK브로드밴드가 2위(13.65%)다. 케이블TV 1위인 CJ헬로(13.10%)가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자리했다.

유무선 결합 등 IPTV의 강세가 이어질 경우 케이블TV의 점진적 퇴출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2016년 SK텔레콤에게 넘어갈 뻔 했던 CJ헬로는 최근 바이어로 시장재편을 리드하고 있다. 그렇다면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 경우의 수에 따른 유료방송 시장은 어떻게 진행될까.

◆CJ헬로 딜라이브 인수 성공해도, 실패해도 유료방송 재편 가속화=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방송은 물론,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입자 615만으로 KT에 이어 유료방송 2위에 오르게 된다.

가입자가 많으면 콘텐츠에 대한 투자, 방문판매, 보안 및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커머스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증대는 물론, 미래 사업에 대한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CJ그룹은 플랫폼 사업의 수익성 방어와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점유율을 30%로 보고 있다.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점유율은 20% 가량이 된다. 만약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CJ헬로는 티브로드 인수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티브로드까지 인수하면 점유율은 30%가 된다. CJ그룹 발 유료방송 시장재편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KT, SK 진영과 충분히 승부를 겨뤄볼 만한 규모다.

케이블TV가 CJ헬로를 중심으로 뭉치게 될 경우 3위로 한단계 밀려나게 되는 SK브로드밴드나 IPTV 3위 LG유플러스 역시 남은 MSO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MSO들 역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출구 기회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사와 CJ헬로로 재편될 수 있다.

◆관건은 가격, CJ헬로 다시 매물 가능성도=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그다지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CJ헬로가 딜라이브 실사에 돌입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룹의 입장은 모호하다. 가격은 알아보고 있지만 인수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 딜라이브가 계속해서 1조원 이상의 가격을 부를 경우 M&A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딜라이브 시장가격은 1조3000억원 이상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격으로는 CJ헬로가 인수해도 시너지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딜라이브 인수만으로는 M&A 효과를 누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추가 M&A가 필요하다. CJ그룹이 CJ헬로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연초만 해도 매각설로 곤욕을 치룬 CJ헬로다.

조단위의 투자를 진행해 유료방송 2위를 차지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TV는 거의 모든 면에서 IPTV보다 열세다. CJ헬로는 권역 내 우선순위 35%를 통신사 수준으로 망을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약 4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M&A 비용 이외에 통신사 대비 낙후돼 있는 네트워크를 100% 통신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CJ그룹 역시 CJ헬로의 방송 경쟁력이 가격, 결합, 브랜드, 품질, 고객응대 등 전반적인 면에서 통신사보다 열위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 판매가격은 비슷하지만 고객응대, 유무선 결합 등 고객의 핵심 선택 요인인 마케팅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다만, 통신사와 케이블TV간 동등결합상품 출시로 케이블 가입자 이탈이 둔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그룹에서 CJ헬로를 재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헬로가 적정가격(?)에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사와 CJ헬로 4강으로 재편될 수 있겠지만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가 불발로 돌아가고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출구전략은 더 가속화 될 수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사 중심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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