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전자(대표 조성진 정도현)가 ‘나심비족’을 겨냥한 ‘LG 오브제’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가전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나심비는 나·심리·가성비의 합성어로, 나의 만족을 가장 우선으로 삼는 소비를 뜻한다. 가격보다는 만족감이 중요한 고객층으로, 최근 생활가전을 비롯해 유통·외식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다.

1일 LG전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스 스튜디오에서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 로 구성된 ‘LG 오브제’ 4종을 공개했다.

원목·금속 등 자연 소재를 채택하고 조명을 기본 탑재해 고급스러운 가구 느낌을 더했으며, 가성비보다는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도 LG 오브제 디자인에 참여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 한웅현 상무는 “나를 위한 소비, 나만을 위한 공간을 중시하는, 인테리어에 관심 높은 소비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를 통해 프리미엄 가전 리더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인 집을 나만의 방식으로 특별하게 탈바꿈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LG 오브제 출시의 이유다. 가족이 아닌 개인의 취향에 맞춘 소형가전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가전과 가구 경계를 허무는 아트(Art)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LG 오브제’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기존 가전의 개념에서 벗어났다. 일단 LG 오브제 냉장고는 40리터 용량으로 작은 편이다. 이 때문에 침대, 소파 옆에 두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를 보다 긴박한 순간 맥주를 꺼내러 주방으로 달려갈 필요가 없다. 소파 옆에 놓인 냉장고를 열면 된다.

LG 오브제 TV는 수납장과 일체형이다. TV를 좌우로 밀면 수납공간이 나온다. 멀티탭도 내장돼 있어 와이파이, 셋톱박스를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 LG전자는 OLED TV가 대표적이지만, 여기에는 LCD가 채택됐다. 가습기능이 포함된 공기청정기는 19db로 시계 초침보다 조용하다. 오디오는 영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 오디오’ 기술이 적용됐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한 만큼 가격은 일반 가전보다 비싸다. LG 오브제 오디오는 149만원, 냉장고와 가습 공기청정기는 199만원, TV는 999만원이다.

LG전자는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로 ‘LG 시그니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0개국에 진출한 LG 시그니처의 경우, 냉장고와 세탁기·와인셀러 등 7여개 제품을 연말까지 50여개국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달 LG전자는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나뚜찌’와 미국 프리미엄 스마트홈에 진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은 “시그니처와 오브제 모두 프리미엄 가전을 추구하고 있지만, 시그니처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오브제는 가전과 가구의 결합인 프라이빗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서로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 오브제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50~60대 은퇴세대들의 구매력도 올라가고 있어 이들의 삶과 편리성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구매력을 갖춘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다각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제품 매장에 LG 오브제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판매에 나서고, 일단 한국시장부터 공략한다. 이후 프라이빗 프리미엄 제품 수요를 판단해 유럽·미국 등 해외시장도 고려한다.

송 사장은 “어디든지 매력과 가치를 느끼는 고객이 있다면 유럽이든 미국이든 진출할 생각이 있다”며 “소비자(B2C)를 넘어 기업(B2B)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건설사를 초청해 LG 오브제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4종 제품 이외에도 다른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차기 버전에서 인공지능(AI) 기능 추가를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는 수익성을 따지기보다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