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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폴더블폰, ‘접는 이유’ 충족했을까…소재업계 뒷얘기 무성

신현석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가 7일부터(현지시각)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8’을 통해 내년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 내용을 공개했다. 완제품은 공개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등 일부 내용만 소개했다. 폴더블폰 개발의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이었던 디스플레이를 먼저 선보임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되던 우려를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삼성뿐 아니라 코오롱인더스트리, 이녹스첨단소재, KH바텍 등 폴더블폰 관련주 투자자와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제기됐던 ‘굳이 접어야 할까’라는 의구심을 어떻게 해결했을지가 관심사다.

폈을 때는 7인치대 태블릿, 접었을 때는 4인치대 휴대폰이 되는데, 문제는 접고 펴는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UX)을 온전하게 가져갈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접히는 부분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완전한 기술력으로 구현했느냐의 문제다. 또한, 기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폴더블폰은 단지 ‘접고 펼 수 있는’ 스마트폰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도 수요 심리를 낮추는 요소였다. 기존 스마트폰과 사용 앱이 같다면 굳이 폴더블폰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유저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를 ‘힌지 문제 해결’, ‘구글과의 협력’으로 풀었다.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은 접히는 부분에서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가 자꾸 깨져 어려움을 겪었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수천 번을 접어도 힌지가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삼성은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발 속도를 높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콘퍼런스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차세대 UX ‘One UI’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공개함으로써 앱 호환성에 대한 해결점을 시사했다. One UI를 탑재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던 앱을 큰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이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펼친 화면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징·멀티미디어·메시징 등 동시에 3개의 앱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강력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폴더블폰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최적의 UX을 제공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의 기기로 큰 화면과 작은 화면을 높은 기술력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하고 큰 화면에 특화된 장점을 제공한다면, 그간 제기됐던 우려를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은 앱 호환성을 위해 개발자와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선 “출시 전 앱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다. 폴더블 관련 특허를 위해 고려할 점이 많다. 앱 개발자와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에뮬레이터 등 테스트 도구 제공을 통해 개발자들이 초기부터 폴더블 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 측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며, 몇 달 후 대량 양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에 폴더블 패널 소재를 납품하는 업계에선 이미 삼성이 양산을 시작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 10월 이미 10만대의 폴더블 패널을 양산해 쌓아놓고 있으며 수요에 대비해 올해 안에 총 50만대 정도의 재고를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직 수율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업계 증언도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패널을 가지고 스마트폰으로 완성하는 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으나, 폴더블 패널을 만드는 데 있어선 수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선 삼성이 두 가지 버전의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미 외신에서는 2가지 프로토타입 중 한 가지를 고르기 위해 고심 중이란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삼성에 폴더블 패널 소재를 납품 중인 업체 관계자는 “정확히 삼성 폴더블폰은 같은 7.29인치의 두 모델로 나온다. 삼성 내부에서 우리 측에 ‘두 가지 모델’이라고 확인해줬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삼성이 소재업체에 모든 얘기를 오픈하지 않는다는 점과, 일부 오고 갔던 얘기로 소재업계가 억측을 내놨을 가능성 및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삼성 폴더블폰은 결국 한 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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