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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KT스카이라이프에 손 떼라” 대체 무슨 일?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스카이라이프 공영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현재 KT에 종속된 상황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 설립 취지에 명시된 ‘공적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KT 중심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공기관에서 지분을 매입해 공적책무를 강화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 남북한 교류 확대로 인해 KT스카이라이프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유일 위성방송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 또는 인터넷TV(IPTV)와 달리 위성방송은 위성중계기 활용만으로 한반도 전역에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남북한 통합방송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향후 KT스카이라이프 공적 책임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10일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시대, 위성방송의 위상과 역할 강화 방안’ 토론회를 통해 남북공존시대에 적합하도록 KT스카이라이프 소유지분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IPTV 가입자 전환에 따른 KT스카이라이프 실적 악화, 종속경영 심화 등이 이유다. 이를 해소하려면 KT 지분 매각을 통해 지배구조를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공기업과 공적기관이 위성방송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며 “복수 공기업과 공익 목적 기관이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하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공기업 사업자는 대표자에게 의사결정권을 위임해 KT 독주를 이사회에서 막을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국 당시 스카이라이프는 1대 주주 KT 23%, 2대 주주 KBS 13%, MBS·SBS 등 지상파 방송사 주요 주주로 구성돼 있었다. 2011년 KT가 2대 주주로부터 주식을 전량 인수하면서 51%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KT스카이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김 소장은 KT IPTV 출범 이후 KT스카이라이프는 ‘올레TV 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 감소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KT 경영전략에 따라 올레TV로 가입자를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OTS 가입자 데이터와 사후서비스, 상담 등 고객관리 전부를 KT가 독점하고 있어 올레TV 전환이 용이해지고 있다”며 “가입자 유출로 내부 종사자 반발도 심하며,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KT 전·현직 이사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통합방송 플랫폼 역할을 KT스카이라이프에 맡길 수 있겠냐는 의문을 던졌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KT스카이라이프가 대기업 수익창출 보조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분이 KT에 쏠리면서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공공지분을 확대하고, 소유제한을 33%로 규정한 합산규제안을 부활시키자는 언급까지 나왔다.

안 위원은 “KT가 스스로 매각하기로 마음을 열지 않는 한 상법상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KT가 국민기업을 외쳐왔던 만큼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분 매각에 열린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사장·이사 선임 부분에서도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공적 기능이 확대되면 차별화된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방송발전기금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사기업에 소유된 위성방송 역할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위성방송 공적 기능을 강화하든, 공적 소유체제로 변화하든, 획기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KT스카이라이프가 위성체를 소유하지 못한 채 16년간 약 7200억원에 달하는 위성 임차료를 KT 측에 지급해온 사실도 폭로됐다. 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장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KT와 KT가 100% 소유한 KT SAT 위성을 빌려, 위성 임차료로 연평균 450억원씩 납부해왔다.

장 지부장은 “미국 디렉TV는 16개 위성을, 일본 스카이퍼펙트TV는 6개를 소유하고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임에도 소유한 위성체가 없다”며 “15년 수명인 위성체를 약 3000억원 금액이면 발사·소유할 수 있음에도 과도한 금액으로 빌려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성방송이 위성체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어 경쟁력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 딜라이브 인수와 같은 비본질적 투자보다 KT SAT 국내 위성 부문을 인수하는 본질적 투자가 보다 합당하다”며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 움직임은 KT 이익과 시너지를 위한 청부인수일 뿐, KT스카이라이프가 거둘 수 있는 수익은 적다”고 말을 보탰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정부는 KT스카이라이프 공적책무에 대해 인정하면서, 재허가 심의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전동의 과정에서 엄격한 심사를 추진하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 현행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영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지원정책과장은 “KT스카이라이프가 과거보다 공공플랫폼 위상이 떨어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현행법 위반, 방송법상 재허가 조건 미이행 등과 관련해서는 완전 위법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강도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지상파 이후 전국 사업자 중 처음으로 허가된 곳이 위성방송이었기 때문에 주주구성과 공적책임이 강화돼 있었다”며 “10여년간 운영하면서 자본잠식 어려움과 주주이탈이 있었고 이 과정 속에서 KT가 대주주가 됐는데, 그렇다고 위성방송사업자 공적책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제기 부분을 강화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강 과장은 “주주구성에 대한 부분과 방송법 개정 등은 여러 논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통일방송 부분에서 위성방송사업자 역할이 중요한 만큼 어떤 책무를 부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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