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퀴닉스 아태 사장, “韓 데이터센터 오픈 늦어진 이유는…”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에퀴닉스’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2014년 국내 영업사무소를 열었지만, 약 5년 만에 서울에 첫 데이터센터를 마련했다. 오픈 시점은 올 3분기다. 위치는 서울 상암동 미디어시티에 위치한 삼성SDS의 데이터센터 내 약 500평 공간을 임대했다.

사무엘 리 에퀴닉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
사무엘 리 에퀴닉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
1998년 미국에서 설립된 에퀴닉스는 현재 전세계 24개국 52개 도시에 200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의 70%는 코로케이션(상면·전력공급) 서비스에서 나온다.

나머지는 통신사 중립적인 네트워크 제공, 다양한 ISP 및 클라우드 서비스 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을 위한 필수 요소가 데이터센터인 셈이다. 하지만 에퀴닉스는 5년 전 국내에 진출하고도 실제 사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는 다소 늦게 오픈했다.

데이터센터 오픈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사무엘 리 에퀴닉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경우, 도시 밀도가 높다보니 데이터센터 입지(부지)를 찾는 것은 항상 힘들다”며 “매년 고객 대상 데이터센터 수요 조사를 하면 한국은 중국, 인도 등과 함께 ‘톱3’에 올랐지만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퀴닉스의 고객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이다. 시장 확장 과정에서 한국에 니즈를 가진 기업이 많아졌고, 한국기업 역시 글로벌 플랫폼 연결을 위해 에퀴닉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데이터센터 협력을 진행한 삼성SDS 역시 에퀴닉스의 해외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이다. 통신사 중립적인 상호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KT나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업자 대신 그룹사 가운데 통신사가 없는 삼성SDS를 택했다.

케이 후루타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은 “한국은 세계 15위 경제대국이자 전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 등 ICT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라며 “특히 이번 에퀴닉스의 비즈니스 확장은 올 3월 한국에 도입될 5G 네트워크 출범과 맞물려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서울 데이터센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IoT나 AI와 같은 서비스엔 기존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 및 지연속도(레이턴시)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5G 기술이 필수적이다. 결국 5G로 인해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에퀴닉스의 코로케이션 및 상호연결 서비스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 후루타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
케이 후루타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
코로케이션 서비스 이외에도 최근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분야가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다. 에퀴닉스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익스체인지 패브릭(ECX Fabric)’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안전하고 직접적인 연결을 제공해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무엘 리 아태 총괄 사장은 “현재까지 에퀴닉스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 적이 없으며,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한 기업 간 중개 역할만 해 왔다”며 “이것이 에퀴닉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에퀴닉스는 기업 내부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용회선으로 연결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연결을 지원하는 ‘AWS 다이렉트 커넥트’의 세계 첫 파트너이기도 하다.

물론 국내에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 중립적인 IX(상호연결) 업체가 여럿 있다. KINX, 세종텔레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에퀴닉스는 이들을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있다.

사무엘 리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최근 3년 간 아태지역에서 약 8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해왔으며 현재 이 지역에서 40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즉, 대부분의 고객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품질의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국에 위치한 로컬 기업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스케일의 고객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경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에퀴닉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21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당장은 서울에 처음 오픈하는 데이터센터(SL1) 개소에 집중할 방침이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의 혜택에 대해 시장에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시설 및 인력확충도 지속할 계획이다.

후루타 북아시아 담당 사장은 “현재 2주에 한번 정도 한국에 방문해 첫 단추를 잘 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상호연결수, 코로케이션 유치, 네트워크 트래픽 생성 등에서 만족할 만한 수치를 달성,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이 에퀴닉스를 선택하게 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에퀴닉스는 오는 7~9월 중 550대 캐비닛(서버 대수로는 약 2만대)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오픈한다. 향후 수요에 따라 이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 가능성도 열어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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