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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당분간 ‘블랙아웃’ 없을 듯…노조-사측 협정근로자 지정 관건

이대호
- 네이버 노조 “시작부터 파업 원하지 않아…점차 수위높일 것”
- 회사 측과 협정근로자 범위‧지정 의견 엇갈려…단체교섭 쟁점 떠올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 사원 노동조합(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 11일 성남시 그린팩토리 본사 앞에서 단체행동 선포식을 열었다. 오는 20일 첫 쟁의에 앞서 노조 의지를 다지고 행위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다.

네이버 노조는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첫 노조인 만큼 향후 쟁의 범위와 움직임에 대해 많은 시선이 쏠린 상황이다.

이날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첫 번째 쟁의는 로비에서 열릴 것 같다. 조합원들과 상의하면서 수위를 높여가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지회 측은 “새로운 쟁의를 고민 중”이라고도 전했다.

외부 시선은 네이버 노조가 총파업에 나설지 여부에 쏠려있다. 최악의 경우 네이버 서비스가 일시 정지되는 ‘블랙아웃’도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회 측은 “쟁의찬반이 의결돼 파업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도 “시작부터 당연히 파업을 원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협정근로자 지정’이다. 협정근로자는 쟁의 참가를 배제한 근로자를 말한다. 회사 입장에선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이날 노조 측은 회사가 원한 협정근로자 범위가 전체 인원 80%에 달한다는 입장이 냈다. 오 지회장은 “너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다. 따지자면 80% 이상이 협정근로자 안에 포함된다”며 “대화로 풀기 위해 (중앙노동위) 조정안을 받았지만 사측이 수락하지 않아 쟁의상태가 됐다. 쟁의행위가 우려된다면서 되레 조정안을 받지 않았고 교섭결렬의 원인으로 협정근로자를 말하는 것은 억지”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협정근로자의 범위를 떠나 지정 자체를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기도 했다. 최대한 많은 노조원을 확보해 쟁의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IT업계 최고수준의 임금과 복지 제도를 갖춘 업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노조 활동을 ‘배부른 쟁의’로 보는 시선도 있다. 오 지회장은 노조 활동에 대해 “네이버 서비스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쟁의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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