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SDS가 사실상 대외 공공 및 금융 IT 서비스 시장에 복귀한다. 시장을 떠난지 6년만이다.
과거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금융 및 공공 SI 시장은 삼성SDS의 철수 이후 LG CNS, SK(주) C&C 등 양 강 구도로 진행돼 왔는데, 이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국내 생명보헙업계 빅3의 하나인 한화생명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최근 진행된 제안설명회에서 RFP를 수령해 간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공공분야에서 삼성SDS는 올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우체국금융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할 것이 유력하다.
한화생명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오는 4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 차세대사업은 현재 LG CNS가 주 사업자로 진행 중인 교보생명 차세대 사업과 더불어 보험권 최대 사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총 사업규모는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한화생명이 약 15년 만에 전체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 범위와 규모도 방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교보생명의 규모인 3000억원 선을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총 2단계로 추진되는 한화생명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약 35개월의 사업기간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추진된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기간을 고려해도 시장에 간만에 나오는 장기 사업이기도 하다.
삼성SDS가 대외 금융 SI사업에 다시 나오는 배경에는 자체 인력운용에 여유가 생긴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S는 그동안 금융 대외사업을 진행하진 않았지만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전사자원관리(ERP)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행해 왔다. 기존 삼성화재 및 생명 사업에 투입된 인원들은 이제 따로 일감을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화생명의 사업을 수주할 경우 인력 운영 면에서 숨통이 트이게 된다.
한편 올해 말 발주가 예정돼있는 우체국금융 사업도 관심이다. 클라우드 및 오픈환경 전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금융사의 디지털 금융 시스템 전환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우체국금융의 규모와 취급 금융상품을 고려하면 디지털 금융 시스템 전환의 ‘프로토타입’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대외사업에서 손을 떼기 이전에 우체국금융 IT아웃소싱 사업을 SK C&C와 번갈아 가며 담당해오기도 했다. 삼성SDS가 대외사업 철수를 선언한 이후 지난 2-3년간 대외 인프라 아웃소싱 사업에는 지속적으로 사업 타진을 참여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체국금융 아웃소싱까지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우체국금융의 아웃소싱 사업은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현재 중견 및 중소기업의 참여만 허용돼 있다. 하지만 우체국금융의 차세대사업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어느정도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일부 운영도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함께 공공분야에선 국세청 빅데이터 사업에 삼성SDS의 사업 참여가 가시화되고 있다. 약 194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도 2월중 사업자가 정해진다. 국세청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적용해 지능화하는 탈세수법에 대응하고 세무행정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IT서비스 시장 판도 변화 예고 = 공공 SW사업의 경우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정 탓에 LG CNS, SK(주) C&C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금융 IT시장은 LG CNS, SK(주) C&C가 주요 대형 사업을 사실상 양분해왔다.
이렇다보니 금융 IT시장의 경우 사업에 입김이 셌던 금융사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대형 금융사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택의 폭이 좁아진 데다 인력 운용 및 수익성 위주의 사업으로 취사선택해 수주하기 시작한 LG CNS, SK(주) C&C의 영업 전략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협상력을 가져가지 못했다.
실제로 차세대시스템 등 대형 사업을 발주하려 했던 일부 금융사들은 LG CNS, SK(주) C&C의 기존 사업 일정을 체크해가며 사업을 발주하기도 했다. 일부 공금융 사업의 경우 과거에 보기 힘든 단독 응찰에 의한 수의계약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SDS가 금융 대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6년여 간 지속돼왔던 양 강 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또, 금융 사업자 선정을 놓고 협상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 에 대한 고민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