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PTV 사업자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인수합병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년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불발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케이블TV 권역 경쟁상황 평가가 전국단위로 확대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2018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 평가 결과(안)을 보고받았다.

평가보고서를 작성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유료방송 시장을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 8VSB 유료방송시장으로 획정했다. 방송종료가 예정된 아날로그 케이블TV는 별도의 시장획정 없이 관련 현황만 관찰했다.

특히, KISDI는 IPTV와 케이블TV간 인수합병(M&A)에 영향을 미치는 지리적 시장 획정에 대해 전국시장 기준에 대한 분석을 강화했다.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해 유료방송 시장을 78개 케이블TV 권역으로 보고 지역에서의 경쟁제한성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공정위 판단 기준으로는 IPTV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간 M&A 추진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올해 초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2016년 판단과 관련해 다른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유료방송 M&A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번에 경쟁상황평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국단위 방식의 확대다. 2012년 부터 보고서에 전국시장 점유율이 담겨있었지만 분석 내용을 확장하고 명시적으로 전국단위 분석을 병행한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유선 KISDI 박사는 "78개 케이블TV 권역이 전혀 동질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보고서에 전국단위 분석을 병행한다고 명시한 것은 전국시장에서의 경쟁이 동질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장 집중도는 계속해서 완화되고 있다. 2017년말 구역별 HHI 평균은 3130으로 하락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KT계열, SK계열, LG유플러스 등이 상대적으로 빠른 점유율 증가를 기록하면서 시장집중도 완화 추세를 견인했다.

다만 방송구역별 HHI는 최저 2098에서 최고 7358까지 다양한 편차가 존재했다. 1~2위 사업자간 점유율 격차가 25%p를 상회하는 구역은 11개에 달했다.

전국시장 기준으로는 SO 점유율이 30.6%로 전년대비 1.9%p 감소한 반면, IPTV 점유율은 56.6%로 2.4%p 증가했다.

KT 계열이 전년과 유사한 38.3%를 기록한 가운데 SK계열은 17.2%, LG유플러스는 13.9%를 기록, 통신3사가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분석에 따르면 KT가 46개 권역에서 1위를 차지했고 CJ헬로 11개, 딜라이브 10개, 현대HCN 5개, 티브로드 4개, 남인천방송이 1개 구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딜라이브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KT의 경우 경쟁제한성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순히 점유율이 높다고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황유선 박사는 "점유율이 경쟁법에서 지배적 사업자를 추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 단순히 점유율이 높다고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M&A 추진시) 그러한 부분을 좀더 살펴봐야 할 덧"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단위 분석 강화에 대해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허욱 상임위원은 "변화된 방송시장 환경 변화에서의 경쟁상황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추진되고 있는 유료방송 M&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삼석 위원역시 "앞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며 "방통위가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정경쟁에 대해 살펴보고 이용자 피해, 지역성 보완 문제 등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성 위원장은 "방송통신 융합에 의해 방송서비스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며 "M&A가 확산되고 있는상황에서 시장획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