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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M&A 열풍…딜라이브·현대HCN 어떡하나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딜라이브,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선언한 가운데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 나머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유료방송 시장은 유례없는 대형 M&A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14일 LG유플러스가 이사회를 통해 CJ헬로 지분 50%+1 주를 확보했고 불과 일주일 남짓 지난 21일에는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케이블TV 업계 1~2위가 모두 통신사 품으로 옮기게 됐다. 케이블TV 방송 가입자 1378만 중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한다.

대기업 계열사로 그나마 투자여력이 있는 곳들이 모두 손들고 사업을 접은 것이다.

여기에 딜라이브는 수년째 새주인을 찾고 있다. 딜라이브 점유율까지 합치면 무려 케이블TV 68%가 매물로 나온 것이다.

흔히 5대 MSO라고 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CMB와 현대HCN 뿐이다. 이 두회사가 173만 가량의 개별SO들을 규합해 통신사와 맞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CMB는 SK텔레콤과 협의 중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티브로드를 인수해도 전체 가입자는 LG유플러스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 실리도 중요하지만 SK텔레콤 입장에서 업계 3위로 떨어지는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MB를 SK텔레콤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미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아직 속을 알 수 없는 현대HCN이다.

딜라이브는 매물로 나온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 비하면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전반적으로 M&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가입자가 많지만 망품질이 다른 MSO들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SO들의 고질병인 허수 가입자도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SK텔레콤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딜라이브를 두고 급하게 MOU라는 형태로 티브로드 손을 잡은 것도 따져볼 대목이다.

KT가 딜라이브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합산규제가 되살아날 경우 딜라이브는 다시 허공에 뜨게 된다. 현재 국회 분위기는 2년 정도 한시적 도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대HCN은 현금 3000억원 이상을 보유한데다 부채도 640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서울 강남을 권역으로 확보했다. 나름 알짜 MSO로 현대백화점 그룹 입장에서 싸게 팔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애매한 포지션이 문제다. 통신3사가 한 MSO씩 점찍은 상황이다. 여기에 가입자는 133만으로 현재 진행되는 M&A를 통한 점유율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어렵다.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3사로 재편되는 시작단계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 케이블TV 가입자당 100만원에 M&A가 성사되던 호시절이 다시 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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