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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애플, 특허소송 ‘일진일퇴’…업계, “굿도 보고 떡도 먹고”

윤상호
- 퀄컴, 라이선스 사업모델 ‘흔들’…애플, 5G 대응 ‘지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퀄컴과 애플의 소송이 일진일퇴(一進一退)다. 퀄컴은 애플로 인해 회사를 지탱한 사업모델을 잃을 위기다. 애플은 퀄컴 특허침해로 배상금을 물 처지다. 업계는 이해관계에 따라 이편저편을 오간다. 공멸을 바라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애플과 퀄컴의 분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퀄컴과 애플은 세계에서 2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자 소송 승부처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다. 2017년 시작했다. 양사는 미국이 본사다. 시비는 애플이 먼저 걸었다.

애플은 2017년 1월 퀄컴이 과도한 특허사용료(라이선스)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퀄컴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점유율 1위다. 2세대(2G) 이동통신부터 4세대(4G) 이동통신까지 통신(모뎀)칩 등 독보적 우위를 점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상용화는 퀄컴 플랫폼 공급 시점과 물렸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 칩과 라이선스를 판매한다. 라이선스는 칩을 이용해 만든 제품 판매가의 일부로 정한다. 애플은 이 라이선스를 문제 삼았다.

라이선스 소송은 오는 4월 본격화 예정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본 소송에 앞서 쟁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예비판결이 있었다. 소송 이전 애플과 퀄컴의 비용 정산이다. 계약은 계약. 퀄컴은 그동안 주지 않은 돈을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 애플은 퀄컴에게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는 “애플과 협력사가 이를 통해 얻는 이익은 애플 10억달러(약 1조1365억원) 포함 최소 수십억달러”라고 점쳤다.

퀄컴은 2017년 7월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했다. 특허 3건을 거론했다. 15일(현지시각) 배심원단은 퀄컴의 손을 들었다. 배상금 3100만달러(약 352억원)를 책정했다. 애플이 판매한 아이폰 1대당 1.41달러(약 1600원)다. 퀄컴은 “환영” 애플은 “불만”을 표했다.

액수는 적다. 하지만 퀄컴은 이 소송으로 애플의 발목을 잡았다. 일부 국가는 아이폰 판매금지를 수용키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인 소송과 유사하다.

한편 양사의 소송은 시장에선 득보다 실이다. 양사 경쟁력 근원이 흔들린다. 제조사는 애플이 자신의 경쟁력을 희생해 퀄컴과 싸우는 지금이 좋다. 애플이 이기면 퀄컴 칩셋을 쓰는 모두가 이득이다. 지더라도 애플 공급망관리(SCM) 차질은 피할 수 없다. 퀄컴이 이 싸움을 통해 얻는 것은 지배력 유지. 하지만 애플의 도전은 각국 규제당국의 시선을 끌었다. 퀄컴의 힘을 빼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애플은 5G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졌다. 퀄컴 통신칩을 쓰지 않아서다. 퀄컴 대안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이들은 애플에게 완제품 경쟁자다. 삼성전자 화웨이 통신칩은 각국 외 시장서 검증이 안 됐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2위를 화웨이에 위협받고 있다. 애플이 1위인 미국은 주요 통신사 모두 올 상반기 5G 전환에 착수한다. 미국이 흔들리면 세계 2위 자리도 끝이다. 인텔 5G 통신칩은 연말 공급 예정이다. 애플의 5G 스마트폰 참전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다.

퀄컴은 세계 2위 스마트폰 고객을 잃었다. 세계 1위(삼성전자)와 세계 3위(화웨이) 고객은 자체 칩셋 비중을 늘리고 있다. 라이선스 사업은 퀄컴 매출 핵심이다. 애플과 소송은 애플만의 것이 아니다. 질 경우 다른 제조사와 관계를 수정해야 한다. 각국 정부의 압력도 있다. 최악의 경우 다른 칩셋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개방해야 한다. 독점적 지위 상실이다. 애플을 응원하는 이가 늘어나는 이유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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