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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5G 데이터 무제한’ 점화…단기 과당경쟁 우려도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오는 5일 세계 첫 5G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3사가 5G 데이터 무제한 경쟁을 시작한다. 포문은 KT가 열었다. SK텔레콤이 맞불을 놓았고, LG유플러스도 따라붙었다.

KT는 지난 2일 월 8만원 5G 요금제부터 속도제어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3일 SK텔레콤은 월 8만9000원‧12만5000원 5G 요금제에 데이터 완전 무제한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이날 오전 LG유플러스도 8만원대 요금제부터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5G 요금제 수정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했다.

당초 요금제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속도제어(QoS)를 적용한 5G 요금제를 정부에 신고했으나, 5G 1등을 노리는 경쟁사인 KT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발표하며 판을 바꿨다.

◆소비자 웃는 통신3사 경쟁 본격화, 8만원대부터 5G 데이터 무제한=
KT가 내놓은 5G 요금제는 총 4종이다. 슈퍼플랜 베이직은 월정액 8만원(부가세 포함)이며, 로밍 데이터 속도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최대 100Kbps로 정해졌다. 슈퍼플랜 스페셜과 프리미엄 요금제는 각각 월정액 10만원, 13만원으로 책정됐다.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해외에서도 최대 3Mbps 속도로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3Mbps는 고화질(HD)급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속도다.

SK텔레콤도 4종의 5G 요금제를 공개했다. 5GX프라임과 5GX플래티넘은 프로모션을 통해 오는 6월말까지 가입 때 각각 월 8만9000원, 12만5000원에 한도 없는 데이터를 연말까지 제공한다. 5GX스탠다드는 7만5000원에 150GB를 부여한다. 이후 5Mbps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요금제를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선보였다. 지난달 29일 월 7만5000원 150GB(소진 후 5Mbps 속도제어) ‘5G 스탠다드’, 월 9만5000원 250GB(소진 후 7Mbps 속도제한) ‘5G 프리미엄’을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양사가 5G 무제한 데이터를 선언한 만큼, 여기에 8만원대 요금제를 신설하고 이 구간부터는 속도제한 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수정될 전망이다.

또, 중저가 요금제 관련 정부 요구에 따라 통신3사 모두 5만원대 요금제를 포함시켰다. 기본데이터 제공량은 SK텔레콤 8GB, KT‧LG유플러스 9GB다. 이후 1Mbps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통신3사는 속도제어 없는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시대를 열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통신3사 5G 경쟁에 소비자 혜택은 늘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초고화질 등 5G 콘텐츠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만약, 시장경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고가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속도제어 조건이 달린 5G 데이터를 소비해야 했을 것이다.

이에 시장 자율경쟁에 요금제를 맡겨야 한다는 요금인가제 폐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요금인가제 폐지에 손을 들고 있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 등도 요금인가제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도 인가제를 폐지하는 방안에 동의하고 유보적 신고제를 적용하는 입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SK텔레콤 MNO사업부장 유영상 부사장도 “요금인가제 관련해서는 이번에도 봤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인가 과정에서 따라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라며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5G 데이터 무제한, 통신사에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한편, 통신3사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에 대해 단기 과당 경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현진 KT 5G 사업본부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5G 요금제를 통해 빠르면 3분기와 4분기 무선매출과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반등을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8GHz 네트워크 투자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제 살 깎기 경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설비투자(CAPEX) 급증 우려 ▲초고속인터넷 매출 잠식 우려 증폭 ▲8만원 이상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져 초고가요금제 가입자 증가 기대감 하락 ▲5G 무제한 요금제 한시적 운용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경쟁 환경상 5G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시장점유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단순하게 보면 25% 선택약정요금할인 후에도 월 6만원에 달하는 가입자당매출액(ARPU)를 기대할 수 있으니 가입자만 들어온 다면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트래픽이 얼마나 증가할 지는 아직 예측이 불가능하고, 월 3000GB 이상을 소비하는 헤비유저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LTE 무제한 대비 월 1만원 더 받고, 경쟁사 대비 5000원 더 받으려고 내놓은 이번 5G 요금정책은 큰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다”며 “아직 28GHz 네트워크 장비 가격‧투자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제한 요금제는 네트워크 부하 증가와 중장기적 요금제 상향 제약이라는 부담이 생긴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면 네트워크 용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 요금제는 올해와 내년 ARPU에도 긍정적이지만, 2021년 이후 대규모 데이터 이용시대에는 ARPU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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