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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FRS 10년, 어떻게 진화했나?…은행권 자체구축·보험권 대응 본격화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제회계기준(IFRS) 대응 사업은 금융권에 매년 숙제로 다가오는 대표적인 컴플라이언스 사업이다. 2008년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IFRS 시스템 구축은 컨설팅 회사들과 시스템 구축 업체들이 손을 잡고 시장을 형성해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보험업계을 중심으로 새로운 IFRS 시스템 구축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개발원 주도의 공동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IFRS 규정은 국제 기준에 맞춰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규제 대응 사업인 만큼 변동성이 크다. 또, 수많은 데이터와 리스크, 시장 요소를 바탕으로 비용 및 유동성 변경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하는 고난도의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시스템 통합 업체의 한 관계자는 “IFRS 사업은 기본적으로 1년 이상의 구축 기간이 소요되고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고정적인 전담인력과 비용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GPU 기반 서버 이용 등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도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 IFRS 9에 대응하기 위해 손상 영향분석, 충당금시스템 개발 등을 완료한 상태다. 특히 은행권은 지난해 외산 솔루션 기반의 IFRS 시스템을 대부분 걷어내고 독자 시스템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018년 국내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이 IFRS 엔진 솔루션인 독일의 ‘페른바흐(FERNBACH)’를 걷어내면서 국내 은행 중 IFRS 엔진 솔루션으로 외산을 사용하는 경우는 사라졌다. 또 특정 벤더의 솔루션 기반 IFRS 구축도 사라지고 이제 자체 개발(인하우스)로 선회한 지 오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C은행과 시티은행, 부산은행이 티맥스 기반 IFRS 솔루션으로 전환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하우스로 돌아선 셈”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IFRS 시스템 자체 구축으로 전환한 이유는 시스템 속도 문제와 고질적인 외산 솔루션의 커스터마이징 불편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솔루션은 일단 다루기 힘들고 핵심 엔진이 블랙박스 형태여서 수정자체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제품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자체 구축을 선호하게 된 비결”이라고 밝혔다.

보험권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2022년으로 1년 연기되면서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다.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한 보험권의 IFRS 사업의 경우 외산 솔루션 기반의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 위주로 추진되는 IFRS 17/9 사업의 경우 외산 솔루션들이 대거 채택되는 분위기다.
이는 IFRS 구축에 대한 경험과 관련 인력을 확보한 은행권과 달리 초기 시장인 만큼 안정적인 대응 차원에 추진되는 분위기다. 맨파워 확보 부분에서 은행권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보험권 여건 상 우선 핵심 솔루션을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개발을 완료한 IFRS17 통합시스템인 아크(ARK)에 대한 10개 보험회사 시스템 이전도 현재 진행 중이다. LG CNS가 주사업자로 개발한 아크는 현재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시스템에 접목하는 포팅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포팅 작업을 완료하고 시스템 운영을 통해 대용량 시뮬레이션과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수행해 안정적 평가가 나오기 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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