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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 SAP 대표 “韓 대기업 S/4 HANA 전환, 서비스시장 커질 것”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대기업 5개 그룹 가운데 4곳이 SAP S/4 HANA(하나) 전환을 선택했습니다. 얼마전 발표한 현대기아차그룹이 대표적입니다.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약 5~6년 간 엄청나게 큰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성일 SAP코리아 대표<사진>는 30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지난 1년 간의 성과를 밝히며 이같이 자신했다.

S/4 HANA는 SAP가 지난 2015년 출시한 인메모리 기반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이다. S/4 HANA 구현을 위해선 우선 SAP의 인메모리 DB로 전환해야 한다. 그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CJ, 롯데 등이 S/4 HANA를 선택하고 전환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측면에서도 최대 규모의 도입 사업으로 평가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달 초 열린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SAP의 연례 컨퍼런스 ‘사파이어나우’에서 직접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역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S/4 HANA를 도입한다.

그는 “이것이 모두 작년에 일어났던 일”이라며 “국내 5대 대기업 중 4곳이 S/4 HANA로 전환하면 2000년대초 ERP 붐이 일면서 서비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오는 2025~2026년까지 이로 인한 큰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부터 차세대 ERP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적어도 한 기업당 수백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이는 곧 SAP 파트너 생태계 확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지난 1년 간 크게 성장했다. 그에 따르면 매출 1조3000억원 미만의 중견·중소기업 고객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매출 역시 50% 넘게 성장했다. 이는 지난 3년 간 2배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확보한 신규 고객사만 100곳 이상이다. 특히 SAP 중고기업 고객 중 70% 이상이 지방 고객으로 특히 제조기업의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성장세가 높다보니 SAP 파트너 생태계(에코시스템) 역시 확장되고 있다. 웅진이나 코오롱베니트, BSG 등 100여개에 달하는 SAP 기존 파트너 이외에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파트너가 SAP의 손을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 S/4 HANA는 AWS이나 MS, 구글 등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구동된다. AWS에 따르면, SAP ERP 고객이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1년 뒤엔 사용량이 9배까지 늘어나는 이른바 후광효과가 있다. 기업의 핵심 시스템인 ERP를 클라우드로 옮길 경우,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로 이전한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때문에 최근 클라우드 업체들은 SAP를 이용한(?) 클라우드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SAP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로 여겨지던 메가존이나 베스핀글로벌 같은 회사가 최근 우리 파트너가 됐다”며 “그만큼 SAP가 클라우드 시대에 매력적인 시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존과 베스핀글로벌은 대표적인 AWS 파트너다.

한편 올해 SAP코리아는 ‘운영(O) 데이터’와 ‘경험(X) 데이터’의 결합에 집중해 기업들이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경험의 경제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아닌 상품의 고유한 특성에서 가치 있는 경험을 얻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9조원을 주고 인수한 미국 퀄트릭스(Qualtrics)의 한국 사업을 오는 7월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퀄트릭스는 미국 서베이몽키와 종종 비교되는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 기업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기업들은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에 반영했다면, 이제는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고 인사이트를 얻는 경험 데이터가 뜨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데이터가 운영데이터와 합쳐진다면 훨씬 강력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7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그제큐티브 서밋 - 혁신과 클라우드’에서도 라이언 스미스 퀄트릭스 CEO가 방한해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 세미나에는 SAP 이사회 임원이자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인 제니퍼 모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등이 참석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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