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최고 주장에 SK텔레콤과 KT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100만 돌파를 기점으로 5G 속도 마케팅에 불을 붙였다.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기사 또는 광고성 기사를 통해 서울서 LG유플러스가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주장했다.
이달 14일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 3개 대학에서 LG전자의 5G 스마트폰 V50씽큐로 벤치비 앱을 통해 내 주변 평균속도를 측정한 결과 LG유플러스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주장했다. 21일에도 서울 시내 주요 지점에서 5G 속도비교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LG유플러스가 높게 나타났다. 24일에도 비슷한 광고를 실었다. 서울 주요지역 186곳 중 181곳에서 우세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속도 마케팅이 계속되자 SK텔레콤과 KT가 대응에 나섰다. 양사는 26일 오후 잇달아 언론 설명회를 통해 LG유플러스 주장을 반박했다.
LG유플러스가 속도 비교에 사용한 툴은 벤치비 앱이다. 벤치비는 대표적인 속도 측정 앱이고 속도 측정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평균값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SK텔레콤과 KT 설명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반경 10미터만 떨어져 측정해도 결과 값이 뒤바뀔 수 있다. KT 테스트 결과 반경 10미터 안에서 최대 20배 가량의 속도편차가 발생했다. 여기에 모수가 많지 않을 경우 데이터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KT 네트워크 전략본부의 김영인 상무는 "현재 5G의 경우 고정지역이어도 반경 10미터 안에서조차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느 특정 지점에서 속도를 측정하고 그것이 품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어느 통신사나 유리한 지점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가 LG유플러스가 유리하다고 주장한 지역에서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류정환 SK텔레콤 5G 그룹장도 "네트워크 품질은 많은 자료, 여러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며 "LTE처럼 투자가 많이 진행된 것이 아니다보니 품질이 매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그룹장은 LG유플러스 주장에 대해 "세부 데이터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엔지니어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결과다"며 "누가 어느 시간대에 테스트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가 자사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의도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여기에 갤럭시S10은 테스트에서 배제한 것 역시 이 같은 결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KT 주장이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가 연세대에서 진행한 벤치비 테스트에서는 LG유플러스가 519Mbps로 A사 309Mbps, B사 202Mbps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KT 테스트에서는 A사 436Mbps, B사 467Mbps, LG유플러스 448Mbps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V50이 아닌 갤럭시S10으로 테스트한 결과 A사가 473Mbps로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가 388Mbps로 가장 낮았다.
김 상무는 "결과를 보면 의심할만한 데이터들이 분명히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테스트를 의도적으로 조정한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KT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품질테스트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인된 기관의 조사가 시행돼야 논란도 일단락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류 그룹장은 "5G가 LTE처럼 품질이 안정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는 정도를 걷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5G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공인 기관의 조사는 내년말에나 발표된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의 5G 속도 마케팅이 계속될 경우 KT, SK텔레콤이 지금처럼 점잖게 대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