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취재수첩] 간판만 단 5G 서비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통신사 서비스 상당수는 5G를 관통한다. 그만큼 5G는 통신사의 최대 관심사이자 먹거리다. 이 때문인지 대부분의 홍보 자료와 서비스에는 ‘5G’ 이름이 달린다.

그러나 통신사가 킬러 콘텐츠로 꼽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서비스조차 아직은 5G 전용 서비스라고 말하기 어렵다. 통신사에서 선보인 VR과 AR 서비스는 5G에 특화돼 있다고 하지만, LTE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물론, 5G에서 더 빠른 속도로 지연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5G 네트워크 구축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5G는 인구밀집 지역 위주로 지상에 우선 구축되고 있다. 상용화 초기인 만큼 전국 곳곳, 건물 내부까지 5G 전파가 미치려면 시일이 걸린다. 인빌딩만 해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구축이 이뤄진다.

소비자는 나만의 공간에서 VR기기를 쓴 후 현실처럼 게임을 하고 유명 연예인과 가상 데이트 체험을 하는 등, 다양한 가상현실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그 곳이 서울 광화문 광장이나 강남역 한복판이 될 수는 없다. VR기기를 들고 5G가 잘 터지는 체험존 등을 찾아갈 가능성도 낮다.

그렇다고 현재 VR 상품 전부가 무용지물은 아니다. 이 때문에 LTE, 와이파이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상품은 와이파이만 제공하기도 한다. 이 경우, VR은 5G 서비스라고 봐야 할까?

AR도 마찬가지다. ‘포켓몬고’를 기억한다면 쉽게 대입 가능하다. 대표적인 AR 게임인 포켓몬고는5G 상용화 전 LTE 환경에서 이뤄졌다. 달리는 버스‧지하철 안에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을 쓸어 올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5G에서는 이러한 전국 네트워크 단위를 아직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장소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5G를 강조하며 내놓은 AR 게임 상당수가 소비자로부터 크게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내년이 지나면 VR과 AR 등 각종 5G 서비스는 궤도에 오를 것이다. 현재는 망 구축과 연관된 과도기적 단계다. 모르는 바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5G에 대한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꾸는 포인트일 수 있다. 간판만 단 5G 서비스로 마케팅을 하는 것에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대목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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