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2분기 배터리, 삼성SDI ‘흑자’ LG화학·SK이노 ‘적자’…‘희비교차’, 왜?

윤상호
- 삼성SDI, 소형 전지 버팀목…자동차용 투자, 삼성SDI ‘수익’ LG화학·SK이노 ‘물량’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배터리 3사가 2019년 2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삼성SDI는 ‘흑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적자’다. 자동차용 배터리 전략이 희비를 갈랐다. 삼성SDI는 ‘수익’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물량’을 우선했다. 삼성SDI는 보수적 투자전략을 유지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생산능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30일 삼성SDI는 2019년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2조4045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4%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2.4% 전년동기대비 2.9% 상승했다. 전지부문 매출액은 1조8214억원이다. 전기대비 5.3% 전년동기대비 5.3% 올랐다.

LG화학은 지난 24일 지난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1774억원과 267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8.1% 전년동기대비 1.8%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9% 전년동기대비 62.0% 내렸다. 전지부문은 매출액 2조94억원 영업손실 128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1.8% 전년동기대비 17.9% 확대했다. 영업손실은 2분기 연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6일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3조1036억원과 49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0% 늘어났지만 전년동기대비 2.5%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0.3% 높아졌지만 전년동기대비 41.6% 낮아졌다. 배터리사업 영업손실은 671억원이다. 배터리사업을 분리해 손익을 내놓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누적손실은 7036억원이다.

삼성SDI는 배터리사업 이익을 비공개했지만 비중을 감안하면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SDI만 흑자다. 사업구조와 전략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소형전지가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2분기 국내 판매를 정상화했다. 3사 모두 자동차용은 외연 확장에 무게를 실었다. 자동차용 배터리에 들어간 비용이 흑자와 적자를 갈랐다.

삼성SDI는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삼성SDI 전지 전략마케팅 손미카엘 전무는 “여러 배터리 업체가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양질의 수주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 정상 가동이 늦어졌다.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 정호영 사장은 “자동차 신규 라인 초기 수율 안정화 지연으로 1200억원의 비용 손실이 있었다. 2025년까지 자동차 전지 분야에 10조원 이상 투자해 매출 3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 “연간 손익분기점(BEP)은 맞출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회사 전체 투자 예정액 3조5000억원 중 1조원을 배터리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2020년은 증설이 본격화하기 때문에 1조원을 약간 상회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2021년 BEP 목표는 여전하다. 연말 가동할 헝가리 중국 등 생산물량이 증가하면 업체 이원화 등 원가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제1공장을 오는 4분기 완공한다. 2020년 양산한다. 중국 공장도 2019년 4분기 완공이다. 2020년 양산이다. 헝가리 제2공장은 지난 1분기 착공했다. 미국 공장은 2020년 1분기 착공한다. 둘 다 오는 2022년 양산한다.

ESS 수주 재개는 배터리 업계 단비다.

삼성SDI는 “ESS 매출은 6월부터 회복했다. 글로벌 ESS 시장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SDI ESS 매출은 올해 국내와 해외 비중이 비슷하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비중이 80~90%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LG화학은 “ESS 매출 회복 등으로 3분기 매출은 전기대비 20% 이상 성장과 흑자전환을 예상한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수출규제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이후 구체화한다. 현재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품목은 배터리와는 관계없다. 3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은 한 쪽의 우위를 논하기 이르다.

양사 대립은 LG화학 인력을 SK이노베이션이 채용한 점이 발단이 됐다. LG화학은 “후발주자가 핵심기술을 빼가기 위해 인력을 빼갔다”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 기술은 필요 없으며 이직은 자발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ITC는 이달 LG화학에 영업비밀 특정 명령을 내렸다. LG화학에게 SK이노베이션이 어떤 영업비밀을 침해했는지 범위를 정하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통상적으로 하는 절차다. 범위를 특정하지 않았으면 소송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무조건 하는 절차가 아니다. 인과관계가 모호했기 때문에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자 입맛에 맞게 해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법원에 명예훼손 손해배상과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걸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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