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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장혼탁 조짐에 방통위 스탠바이, LG전자‧LGU+ 웃는 이유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삼성전자 전략 5G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5G’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불법보조금을 통한 시장혼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불법보조금 살포 혐의로 경쟁사를 신고한 건도 검토 중이다.

방통위가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신규 단말을 적극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삼성전자, 5G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통신사는 곤란한 입장에 놓인다. 다만,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대목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신규 5G 스마트폰에 대한 대기수요를 이끌어야 하고, LG유플러스는 단말 수급과 마케팅 총알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방통위는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신고건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고, 갤럭시노트10 관련 소비자 사기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신사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며 “5% 차별적 시장이 문제인데, 이들은 들키지 않기 위해 국소적으로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번호이동(MNP) 수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전반적인 개통 수량과 시장에서의 리베이트(장려금) 수준을 보고 있다. 리베이트가 많아질수록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추이를 보고 있고, 확산되면 바로 들어가 개입할 수 있도록 스탠바이 중”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가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하반기 5G 마케팅 경쟁에 제동이 걸린다. 일부 유통망에서 ‘갤럭시S10 5G’와 ‘V50씽큐’를 공짜폰으로 풀면서, 소비자에게 5G 단말에 대한 관심과 구매 욕구를 높여온 방식을 갤럭시노트10에 적용하기 어렵게 된다. SK텔레콤‧KT 등 통신사는 갤럭시노트10을 하반기 가입자경쟁전 신호탄으로 보고 드라이브를 걸 준비를 마쳤고, 삼성전자도 예상보다 잘 팔린 LG전자 V50씽큐 후속작이 나오기 전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를 8월 중 100만명, 올해 최소 200만명을 계획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연말 전체 이동전화(핸드셋) 가입자의 10%를 차지하는 5G 가입자 13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2분기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윤경근 전무는 하반기 여러 종류 5G 단말이 출시되기 때문에 마케팅 경쟁 이슈는 있으며, 5G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단기간 마케팅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당분간 시장이 냉각돼야 유리하다. LG전자는 다음 달 신규 5G 스마트폰 ‘V50S(가칭)’ 공개를 앞두고 있다. V50씽큐의 기대이상 판매실적을 후속작에서도 이어가려면, 갤럭시노트10을 선택하지 않는 고객이 많을수록 좋다. 대기수요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도 출혈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마케팅비용뿐 아니라 재고도 상당부분 소진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30% 가까이 5G 점유율을 올린 바 있다. 많이 판매한 만큼, 당연히 재고도 경쟁사 대비 적을 수밖에 없다. 제조사는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단말을 공급하기 때문에 통상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가장 적은 수의 단말을 받고 있다. 갤럭시노트10도 마찬가지다. 갤럭시노트10의 경우, LG유플러스를 제외한 SK텔레콤과 KT만 단독 색상 모델을 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규모는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와 연관된다. LTE 이후 과거보다 단말 공급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아직 어느 정도 남아있다”며 “시장점유율을 30% 가까이 확보하려면 기존보다 50% 이상 단말을 판매하는 것과 같다. 시장과열 상황에서는 그만큼 마케팅비용이 늘어나게 돼 재무적으로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혁주 부사장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5G 시장점유율 사업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다.

LG전자 후속 5G 단말에 주력해야 하는 LG유플러스 위치도 반영됐다는 판단도 나온다. 앞서, V50씽큐의 경우,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판매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 관계를 보면, LG유플러스가 LG전자 단말에 집중하게 되면 삼성전자가 견제하게 된다”며 “제조사 입김은 유통망에도 강하게 작용한다. 최근 LG유플러스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장을 냉각시키면 갤럭시노트10 출시에도 기존 물량대로 버텨가면서 점유율을 지키고 마케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본 것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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