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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SKT+지상파 OTT 웨이브, 토종 대표 OTT 자리매김 할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상파 방송사들과 SK텔레콤이 합작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의 OTT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3사가 세운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은 9월 새로운 브랜드 웨이브(wavve)로 출범하게 된다.

통신사와 지상파의 결합이라는 유례없는 협력으로 규모 있는 토종 OTT 사업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지만 웨이브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콘텐츠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황인데다 법제도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 콘텐츠 차별화 무엇으로 하나=공정위는 양측의 결합을 허가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붙였다.

대표적인 것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의 독점화 방지다. 다른 OTT 사업자에게 지상파 방송 VOD 공급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즉, 넷플릭스나 다른 OTT 사업자들이 지상파 VOD를 요청할 경우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 OTT 사업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디즈니도 자체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설립 후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이 OTT 성패를 가르는 상황에서 웨이브는 무기 하나를 떼어내고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이는 지상파 콘텐츠의 보편적 성격을 반영한 것이지만 경쟁사들 대비 콘텐츠 차별화 자체가 봉쇄됐다.

◆ 오픈생태계?…타 사업자 참여 가능할까=확장성 역시 문제다.

웨이브는 오픈 생태계를 지향한다. 올해 초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통합OTT는) 기본적으로 개방 입장이며 (모든 콘텐츠 사업자에게)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J를 비롯해 어느 종편사업자, 통신사업자도 웨이브호에 승선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 영역에서 OTT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토종 OTT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단순히 푹과 옥수수 가입자의 결합에만 그칠수도 있는 것이다. 복잡한 지분문제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SK텔레콤이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토종 울리는 법제도=법제도 환경 역시 불확실성 투성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은 OTT 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로 하는 별도 역무로 구분했다.

OTT의 법적지위가 모호해 규제 공백이 발생하는 만큼 최소한의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국내 OTT 사업자 입장에서는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OTT 산업 진흥을해도 모자를 판에 일부에서는 OTT를 방송법 테두리에서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계속 시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웨이브측은 "통합OTT는 국가 경계 없는 OTT 영역에서 거대 글로벌OTT들의 국내 시장 독식을 막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미디어산업 위기를 돌파하고자 추진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에 대한 규제당국의 깊은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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