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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불붙는 클라우드 게임 경쟁, ‘5G 첨병’ 될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3G에선 음원 스트리밍, 4G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탄생했다면 5G에선 클라우드 게임이 대표 서비스가 될 것이다.”(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

통신사들이 모바일로 즐기는 5G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출시를 예고했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서비스를 시작했다. 클라우드 게임이 5G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통신3사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가상·증강현실(VR·AR) 등과 결합한 여러 5G 특화 서비스를 공개해왔다. 하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아직은 LTE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대부분이어서다. 차별화된 5G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클라우드 게임은 그러나 5G의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속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이나 저사양PC에서 고사양 게임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용자 기기가 아닌 서버에서 컴퓨팅 처리를 해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빠르고 끊김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5G가 필수다.

그동안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많았으나 통신 환경은 받쳐주지 못했다. 김승규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고사양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네트워크 레이턴시(지연속도)기 때문에 클라우드 게임은 5G와 함께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5G가 클라우드 게임 성장에 불을 지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4700억원에서 2023년 3조400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높은 국내 게임 시장은 물론 그동안 콘솔 게임이 강세였던 선진국 게임 시장의 판도까지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5G 클라우드 게임도 아직은 LTE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5G 전용 게임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그 시점을 빠르면 1~2년, 길어도 2~3년 내로 내다봤다. “지금은 LTE 수준에 맞춘 게임이 나오지만 향후 5G가 실내 포함 전국망을 구축하게 되면 5G에 적합한 게임들로 나오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5G 클라우드 게임 역시 관건은 콘텐츠 수급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MS와 엔비디아라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업체와 손잡고 단독 서비스를 출시키로 한 것도 그래서다. SK텔레콤은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LG유플러스도 내달까지 자사 고객 한정 지포스나우 무료체험을 실시한다.

하지만 양사 모두 일정 기간이 지나면 타사 고객에게도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할 방침이다. 고객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명분이지만 통신사 구분 없이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은 플랫폼 업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적잖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독점 서비스 기간 이후는 사실상 플랫폼 파트너가 어떤 결정을 할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KT는 상대적으로 출발부터 늦다. “현재 5G 클라우드 게임 출시를 위해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은 선택지도 많지 않다. 타사와 먼저 손잡은 엔비디아·MS와는 단독 서비스를 선보이기가 어렵다. 대신 구글 ‘스테디아’와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은 당분간 플랫폼 사업자가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 사업자와 꾸준히 결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추후 5G가 안정화되고 플랫폼 사업자들이 추가로 시장에 뛰어들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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