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웠다. 양쪽이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듯 했지만 협상을 하고, 협상을 하다가도 상대방에게 공세의 수위를 높인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 육성을 위해 국제 경제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지적재산권(IP) 침해 ▲강제적 기술이전 ▲환율조작 등을 문제 삼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지적재산권 탈취 등 많은 부분에서 미국을 이용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불만은 비단 미국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IP침해 단속을 요구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사업을 하려면 현지기업과 손을 잡아야한다. 해외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 보조금을 주고 현지 진출 기업의 소재한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업에 불이익을 준다. 정보통신기술(ICT)전시회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1월 미국 CES에서 소개한 신기술과 신제품은 빠르면 2월 MWC, 늦어도 9월 IFA 중국 기업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등 세계 주요국 기업은 상용화 직전에나 제품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만 한계는 어쩔 수 없다. 기술개발에 쏟은 자본과 인력은 채 6개월도 안 돼 휴지조각이 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특허와 영업비밀 침해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직원을 영입해 특허와 영업비밀을 훔쳤다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직원의 자발적 이직은 있었지만 특허와 영업비밀은 가져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한국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을 두고 화해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있다. 국익을 우선해야한다는 논리다. 화해도 시시비비가 가려져야 할 수 있다. 어떤 기업이 돈을 벌든 한국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이 국익은 아니다.
사실 특허소송은 선발기업과 후발기업 사이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소송을 통해 기술개발에 들어간 비용과 노력을 보상 받는다. 다른 한 편에선 기업 문화를 개선하고 마케팅을 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이 대표적이다. 7년이 걸린 소송 기간 동안 양국 정부도 이 소송을 두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았다.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했다. 양사는 누가 권하지 않았지만 최종 판결 전 합의를 했다. 특허소송을 망할 때까지 하는 기업은 없다. 그게 세계 무역 질서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싸우고 있다. 싸우면서 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1위가 됐다.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막대한 배상금을 받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