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SK이노, “LG화학, 2014년 합의 파기…엄정 대응”

윤상호
- SK이노, “권 부회장, LG화학 대표 때 특허합의…경쟁, 정정당당하게 해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이노베이션이 침묵을 깼다. LG화학의 추가 소송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협상 파트너는 LG화학 신학철 대표에서 LG 권영수 부회장을 추가했다. LG화학이 2014년 특허소송 합의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권 부회장은 당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었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과 LG를 이끌고 있다. LG화학과 갈등에 LG그룹 개입을 요구한 모양새다.

29일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26일(현지시각)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전지사업 미국법인을 특허침해로 제소한 것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 간의 정정당당하고 협력적인 경쟁을 통한 선순환 창출이라는 국민적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소송 남발”이라며 “소송을 당한 뒤 반복적이고 명확하게 밝혀 온 바와 같이 모든 법적인 조치를 포함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 생태계 차원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소송 분쟁으로 고객, 시장, 그리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SK이노베이션은 소송 분쟁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발전으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정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배터리 분리막 특허침해 소송을 했다. LG화학이 제기했다. 2014년 1심은 SK이노베이션 손을 들었다. 2014년 양사는 소송을 취하하고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이번 추가 소송에는 과거 LG화학이 2011년 12월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해 ‘추가로 국내외 부제소’하기로 합의한 특허도 포함했다”라며 “당시 LG화학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에서 연이어 패하자 합의를 제안했고 SK이노베이션은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해 준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소송으로 외국경쟁사에게 엄청난 기회가 됐고 SK이노베이션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라며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합의서에 사인할 때 당사자는 SK이노베이션은 김홍대 NBD총괄(현재 퇴임), LG화학은 권영수 대표(현재 LG부회장)”이라고 분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필요할 경우 합의서 전문을 발표하겠다는 태도다. 일부 항목은 공개했다. 합의서 공개유무를 협상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 합의정신에 입각한 신의성실 원칙을 준수하고 합의 당사자인 LG화학과 당시 대표가 현재 LG 부회장인 점을 감안해 합의서 자체는 이번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LG화학의 부당한 소송제기와 여론전에 따라 공개는 물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LG화학이 2014년 10월 맺은 합의서에 따르면 합의조항 4항에 ‘LG와 SK는 대상 특허와 관련해 향후 직접 또는 계열회사를 통해 국내/국외에서 상호간에 특허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의 청구 또는 특허 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당 합의서 5항에는 ‘본 합의서는 체결일로부터 10년간 유효하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합의서가 체결된 날이 2014년10월29일이니 아직 채 5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당 특허를 내용으로 하는 국내외 부제소라는 기본합의는 물론 10년간 유효라는 특정 약속까지 무시한 채 추가 소송을 위해 동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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