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실적 견인한 SKT 미디어 사업…OTT 공세 속 IPTV 선방

권하영

-IPTV 부문 매출 14%↑·가입자 10.9만명 순증
-미디어 사업 힘 싣고 종합 ICT 회사로 탈바꿈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K텔레콤 미디어 사업이 3분기 실적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동통신(MNO) 부문이 5G 투자비용 증가로 주춤한 사이 선방한 결과다. 기존 이동전화 사업 중심의 통신회사에서 비(非)무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 매출 성장이 올해 들어 계속되면서 새로운 실적 동력으로 부상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 심화로 인한 코드커팅(가입 해지)도 어느 정도 방어해냈다는 평가다.

31일 SK텔레콤은 2019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5612억원과 302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8.9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각각 6.41%, 0.66% 감소했다. 5G 마케팅 및 기지국 구축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미디어 사업은 그러나 이 가운데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을 견인했다. IPTV 부문은 가입자와 콘텐츠 확대로 지난 1년간과 비교해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4% 상승한 3337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3.6% 올랐다.

3분기 IPTV 가입자는 10만9000명 순증해 누적 508만명을 달성했다. 가입자 수는 전년동기(465만9000명)보다 9% 올라 꾸준히 증가세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UHD 가입자 비중이 확대된 것도 호재다. 올해 9월 말 기준 58.2%를 기록해 1년 전(49.6%)보다 크게 늘었다.

IPTV는 출범 이후 성장세가 꾸준했으나 그동안 망 투자와 마케팅비용, 프로그램 수급비용이 상당 투입된 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올해 통신사들의 무선 사업이 정체되는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이 거듭되고 있다.

이 같은 미디어 부문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를 인수·합병하면서 약 800만명 가입자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상파3사와 합작한 국내 첫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도 선보였다.

특히 웨이브는 지난달 18일 출범한 이후 한달 사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로 넷플릭스를 추월하는 데 성공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기존 IPTV 사업과 함께 OTT가 새로운 미디어 부문 실적을 보태는 양 날개가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이처럼 자회사 미디어 사업을 주축으로 비무선 사업에 계속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과 더불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 이동전화 사업자에서 벗어나 ‘종합 ICT 회사’로 탈바꿈하겠단 의지다.

3분기 실적을 연결기준과 별도기준으로 나누어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두드러진다. SK텔레콤은 연결실적에서 견조한 유·무선 사업 실적으로 전년대비 9%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회사 단독 실적을 보면 전년동기대비 0.5% 줄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최근 카카오와 협력을 발표했듯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뉴(New)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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