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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에 막힌 데이터3법, 예산소위서 ‘발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여야가 ‘데이터3법’ 통과를 합의했지만, 상임위에서 발목 잡힐 위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야는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전체회의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데이터3법인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통과하기로 합의했다. 데이터3법은 과방위,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14일 행안위는 법안소위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정무위 법안소위 일정은 잠정적으로 오는 21일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검토해야 하는 과방위는 관련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과방위 여야는 예산소위에서 대립각을 펼치고 있어, 예산이 해결되지 않으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논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방위 여야는 지난주 심사를 시작한 이후 예산소위에서 한 건도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예산소위를 열고 내년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등 예산을 검토했으나 평행선만 달렸다. 정부와 여당에서 요구하는 예산증액 사항에 대해 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방위 자유한국당 간사 김성태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과 이상민 과방위 예결소위위원장은 한 건의 감액 의견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정당한 지적과 합리적 제안에도 의견을 묵살하거나 회피하면서 예산심사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단 한 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심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광주광역시에 편성된 인공지능(AI) 예산과 시민단체 등에 편성된 예산 등에 대해 감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창한 AI 정책에 편승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내려보내는 ‘묻지마 예산’이라는 주장이다. 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감액 규모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예산소위에서 과기정통부 예산은 다루지도 못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중도 퇴장하면서 적극적인 거부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통위와 원안위 예산도 합의하지 못했다. 소위에 참석하기로 했던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인 '산업 연결 4.0컨퍼런스'에서 키노트 스피치 일정 등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과방위는 14일 과기정통부에 대한 예산심의를 다시 실시한다. 이날 민 차관 출석도 예정돼 있다. 민 차관은 이날 오전 귀국해 오후에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가 예산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데이터3법까지 보폭을 넓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예산을 합의한 후에 전체회의를 열고 데이터3법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19일 본회의까지 데이터3법 논의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원내대표도 데이터3법을 함께 통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는데, 과방위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위는 여러차례 논의했지만 과방위는 한 번도 논의한 적도 없고 전체회의 관련해 여야 합의된 부분도 없다”며 “과방위에서 민주당이 몽니를 부리고 있어, 원내대표들이 협의했다고 하더라도 상임위 차원에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은 “여야는 방통위와 원안위 예산에 대한 합의 노력을 했고, 14일 소위에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예산은 예산이고, 법안은 법안이다. 조율하는 단계니 원만한 합의로 열을 식혔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데이터3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인터넷기업 현장소통 간담회를 통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규제로 데이터3법을 꼽으며 “여야가 협력해 통과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속조치가 잘 이뤄져 데이터‧인공지능(AI) 산업이 선제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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