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사진>가 아시아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범아시아 콘텐츠 연합을 제안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3사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법인 ‘웨이브’를 아시아의 웨이브로 만들고, 자본투자‧기술협력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를 설립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박정호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연사로 참여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시아 미디어‧콘텐츠 산업 및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아시아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ME의 브라이언 차우 CEO, 애니메이션 슈퍼배드를 연출한 피에르 코팽 감독과 함께 포럼 연사로 나섰다. 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한 국제 포럼 행사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CEO가 초청받아 연설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박 대표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상용화한 5G가 생활‧문화 전반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소개했다. 미디어 콘텐츠‧게임 분야에서 5G‧인공지능(AI) 기술 기반 혁신이 한‧아세안에 의미 있는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고유의 문화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이를 위한 기반 인프라도 공동으로 구축하자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은 세 번째 콘텐츠 수출국”이라며 “한류가 아시아 문화적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치면 이를 뛰어넘는 아시안 무브먼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아시아 전체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는 의미로, ‘T.E.A.M.(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시아 전체가 함께 하는 콘텐츠 연합이다. 이를 위해 자본 투자는 물론, 기술 협력 및 제작 역량 교류‧육성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 설립을 제안했다. 또, 아시아 웨이브를 만들어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 전체 250여개의 분절된 OTT로는 아시아의 가치를 담은 글로벌 대작 콘텐츠를 만들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게임시장도 주목했다. 향후 게임이 미디어 장르의 하나로, OTT 서비스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에 박 대표는 ‘원스토어’를 글로벌 경쟁사 대비 수수료를 낮춰 단순 앱 마켓이 아닌 게임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5G인프라를 기반으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게임이 성장하고 있고 PC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게임이 무선으로 가능케 됐다. 게임 산업 및 시장의 룰이 바뀔 것”이라며 “슈퍼볼을 넘어서는 롤드컵 시청 인기에서 볼 수 있듯 미디어 기반의 e스포츠가 새로운 스포츠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기술 기반의 문화산업 혁신을 통해 한-아세안 전체에 의미 있는 문화적‧경제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디어‧게임 등 공간 제약이 없는 디지털 산업의 경우,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많은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원년에 아시아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의 관련 산업을 대표하게 돼 영광”이라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경제적‧문화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