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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합산규제’ 4월 총선 이후로 넘어가나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국회 요구대로 정부가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을 지난해 11월 제출했으나, 담당 상임위는 두 달 째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비쟁점법안을 우선으로 이달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패스트트랙 충돌 등 급박하게 전개되는 국회 상황에 합산규제는 뒤로 물러났다. 유료방송 규제개선안은 4월 총선 이후 임시국회를 통해 재논의하거나 21대 국회로 넘길 수밖에 없는 처지다.

2일 과방위 관계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며 “국회가 계속 열리고 있는 만큼 1월 내 비쟁점법안을 주로 처리할 예정이며, 2월부터 총선모드에 돌입하게 되면 3월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이 끝난 후 임시국회를 열고 못 했던 숙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또는 21대 국회로 넘어가며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방위는 법안2소위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법안과 현안을 다루고 있다. 지난 달 27일 과방위는 법안2소위를 열었으나, 실검법 논쟁으로 단 한 건의 ICT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후 같은 달 30일 또 다시 소위를 진행했으나, 이번에도 최종결론을 내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이와 관련 법안2소위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실은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전부개정안 등과 연계해 다음 소위 때 의결하기로 했다”며 “실검법, SW산업 진흥법, 전자서명법 개정안, 양자특별법을 일괄 의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 소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법안2소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차관이 배석하는데, 오는 7일부터(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최대 전시회 ‘CES2020’에 장석영 차관이 참석할 계획이다. 장 차관을 대신해 정보정보통신정책실장이 자리할 수 있으나, 3일 김정원 실장으로 인사 결정이 난 만큼 업무현황을 파악하기 시간상 촉박하다.

더군다나, 국회 상황도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오는 6일 본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여야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도 다음 주 진행될 예정이다. 비쟁점법안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달 내 과방위 쟁점사항 중 하나인 합산규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조차 어렵다는 판단이다. 임시국회 때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현재까지 내놓은 방안들을 폐기처분한 후 새롭게 구성된 21대 국회에서 재논의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편,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2015년 합산규제 법안이 3년 일몰을 조건으로 국회 통과했고 지난해 6월27일 일몰됐다. 당초, 과방위는 지난해 8월 내 사후규제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합산규제 재도입과 사후규제방안을 놓고 아직도 과방위원 간 의견이 합의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논의조차 멈췄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방통위와 협의해 합산규제 일몰과 관련한 후속대책 합의안을 제출한 후 현재 국회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국회와 논의하겠으며, 국회에서 입장이 조율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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