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 이어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예상보다 한 달여 늦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원인이다. 사장단 인사 규모는 크지 않았다. 임원인사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안정 속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리더십 불안은 여전하지만 불안이 조직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삼성전자는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시행했다.
삼성전자는 내우외환이다. 이 부회장 등 경영진이 국정농단, 기업승계, 노사문제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도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4차 공판 후 이뤄졌다. 이달 초 설립한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법원이 관심을 드러낸 직후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은 작년 12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아 법정 구속됐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중이다. 1단계 합의로 휴전에 들어갔지만 언제 총성이 다시 울릴지 알 수 없다. 세계 최대 시장과 세계 최대 공장의 대결은 세계 경제 침체를 유발했다. 미국과 이란 관계도 악화일로다. 양국 갈등은 원유수급 불안으로 이어진다. 석유는 경제활동 기반 중 하나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도 진행형이다. 삼성전자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타깃으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 차세대 경영진 양성과 신상필벌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경영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라며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 및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에 대해 발탁인사를 과감히 확대했고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 여성 인력에 대한 승진 문호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로 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을 선임해 최고 기술회사 위상을 강화했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임원 인사는 승진자 2명 중 1명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나왔다. 이번은 부품과 세트 고르게 분포했다. ▲반도체 공정 ▲5세대(5G) 이동통신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TV 등 삼성전자의 방향성을 확인시켰다.
부사장 승진자의 경우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팀장 송재혁 부사장 ▲메모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장 최진혁 부사장 ▲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심상필 부사장 ▲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 정기태 부사장 ▲반도체연구소 Flash TD팀장 신유균 부사장 ▲생산기술연구소장 양장규 부사장 등은 공정 고도화 또는 전환을 통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최원준 부사장 ▲네트워크사업부 미주BM그룹장 김우준 부사장 ▲한국총괄 IM영업팀장 김진해 부사장 등은 5G에 공헌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개발그룹장 최용훈 부사장은 마이크로LED TV 개발 등을 주도했다.
부사장 생년은 1970년까지 내려왔다. 최원준 부사장이 1970년생이다. 서울대와 미국 스탠포드대학을 나왔다. 퀄컴 등을 거쳐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5G 스마트폰 개발 등에 참여했다.
발탁승진과 외국인 및 여성 승진은 각각 24명과 8명이다. 전년대비 발탁승진은 6명 증가했지만 외국인 및 여성 승진은 3명 감소했다. 발탁승진은 직급 근무연한을 채우지 않고 조기 승진하는 사례다. 외국인 승진자는 올해 상무 전무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씽크탱크팀장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와 경영지원실 기획팀 마띠유 아포테커 상무는 1981년생이다. 미스트리 전무는 스타랩스를 신설했다. ‘CES2020’에서 화제가 된 인공지능(AI) 가상 캐릭터 ‘네온’이 스타랩스 작품이다. 아포테커 상무는 인수합병(M&A) 전문가다.
펠로우와 마스터는 전년대비 3명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명장’ 등 기술과 제조 인력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