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TSMC “EUV 장비 주세요”…ASML 지난해 매출 ‘사상 최대’

김도현
- 2020년 EUV 장비 35대 양산 목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네덜란드 ASML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나노 경쟁 심화로 극자외선(EUV) 장비 공급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해당 장비는 ASML이 독점하는 제품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ASML은 2019년 연간 매출액은 118억유로(약 15조2216억원), 영업이익은 26억유로(약 3조3541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109억유로)대비 8% 증가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다. 같은 해 4분기 매출액은 40억유로, 영업이익 11억유로를 기록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에는 EUV 장비 8대를 고객사에 전달했고, 9대의 신규 수주가 발생했다”며 “지난해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상승세와 이에 따른 심자외선(DUV)와 EUV 시스템의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ASML는 2019년 62억유로(약 8조원) 규모의 EUV 장비를 수주했다. 1대 가격이 1500억원 정도인 점을 미뤄볼 때, 약 53대가 수주된 셈이다.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1~2위 TSMC와 삼성전자다.

TSMC와 삼성전자는 나노 경쟁을 펼치고 있다. TSMC가 7나노 공정을 선제 도입하자, 삼성전자 EUV 공정을 먼저 적용해 반격했다. 이러한 양상은 ASML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ASML의 2018년 한국 관련 매출은 35%였지만, 2019년은 16%로 2배 이상 감소했다. 반면 대만 관련 매출은 19%(2018년)에서 51%(2019년) 급증했다. TSMC가 지난해 양산된 EUV 장비 대다수를 수급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설비 투자를 늘리기로 한만큼 올해는 한국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중국 관련 매출은 전년대비 7% 감소했다.

양사 사업전략에 따라 ASML은 매년 EUV 장비 생산능력(CAPA)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8년 18대, 2019년 26대를 양산했다. 올해는 35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UV 관련 사업 매출 비중도 2018년(23%)보다 2019년(31%)에 늘어났다. SK하이닉스와 인텔 등도 EUV 라인을 구축하고, 메모리 분야에도 EUV 공정이 도입된다. 이는 EUV 장비 CAPA 확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불화아르곤(ArF) 장비가 ASML의 최대 매출처다. 여전히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장비 사용처는 시스템 73% 메모리 27%였다. 2018년(시스템 45% 메모리 55%)와 대비된다.

ASML은 올해도 긍정적이다. 1분기 매출은 31억~33억유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베닝크 CEO는 “2020년은 EUV 시스템의 수요와 고객사에 ASML 설비 기반 사업에 기인할 것”이라며 “시스템 분야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고성능 컴퓨팅(HPC) 등을 기반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메모리 분야도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2019년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52.7%로 예상했다. 압도적인 선두다. 2위 삼성전자는 17.8%로 전망된다. TSMC는 1분기 48.1%에서 50% 이상을 회복한 반면, 삼성전자는 19.1%(1분기)에서 감소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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