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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무풍지대 LGU+, 감원 논의 나선 이유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유플러스가 사상 첫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두 번째 인생설계 지원이다. LG유플러스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 이후 겪어야 할 금전적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회사에도 유리하다. 5G를 비롯한 투자비용이 증가하고 실적 개선을 이뤄야 하는 만큼, 비용절감을 꾀하는 방안으로도 이해 가능하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명예퇴직 무풍지대 기업으로 꼽혔다. 과거 LG데이콤 시절을 제외하고는 단 한차례의 명예퇴직도 없었다. 노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명예퇴직이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거나 손쉬운 인력 구조조정 도구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명예퇴직 논의를 경계해 왔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노조에 명예퇴직안을 제안했다. 20년 이상 근속(그룹입사일 기준) 또는 5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자 중 희망자를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자, 직책보임자도 포함된다.

◆“구조조정 아냐” 희망자 대상 명퇴신청 받겠다=LG유플러스는 “일정 기간 이상의 장기근속 사원이 정년에 앞서 퇴직해 새로운 인생설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명예퇴직 제안에 대한 배경을 노조에게 설명했다. 또한, 구성원 문의가 많다는 점도 덧붙였다.

실제 LG유플러스 내부에서는 명예퇴직에 대한 일부 요청이 있었다. 노조 또한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명예퇴직 정례화를 반대하고 노사합의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면서도, 단발성 도입에 대해서는 선을 긋지 않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회사는 명예퇴직 시행의 주된 사유로 구성원의 요구가 많다는 점을 들고 있다”며 “지난해 노조 현장 간담회 과정에서도 일부 조합원의 요구가 있었던 만큼, 의사결정 기구 내 논의 및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회사 요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조합원 요구에 따라 단발성 도입을 검토하더라도, 퇴직압박에 대한 대응수단과 퇴직인력 증가에 따른 노동강도 악화에 대처할 수 있는 인력수급 계획을 노사합의로 문서화해야 한다”며 “노조가 반대할 경우, 명예퇴직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명예퇴직을 놓고 구조조정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동안 명예퇴직 제도가 없어 위로금을 통해 새롭게 도전하려는 일부 구성원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희망자에 한해서만 제2인생설계를 돕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인력구조상 명예퇴직이 필요한 조직은 아니었다”며 “그런데 LG데이콤 시절부터 재직한 직원들이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임금피크제와 정년퇴임 시기에 도달했다. 희망자에게 제2인생설계를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어느덧 1만명 넘는 LGU+, 실적개선 위한 비용절감 불가피=구성원 요구를 제외하더라도, LG유플러스는 비용 절감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인건비 절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LG유플러스 조직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 LG유플러스 임직원 수(기간제 포함)는 총 1만735명이다. 2014년부터 5년간 LG유플러스 임직원 수와 연간급여(연말기준)를 살펴보면 ▲2014년 7176명 4586억7700만원 ▲2015년 7693명 5034억7800만원 ▲2016년 8446명 5819억8800만원 ▲2017년 8727명 6604억6300만원 ▲2018년 1만628명 7349억7100만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2018년 말 기준 임직원 수가 4945명, 연간급여 총액이 5675억9300만원이다. 1만명을 넘어서면서 SK텔레콤보다 2배 이상 많은 직원 수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구성원 내 임금피크제를 앞둔 직원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룹사 특성으로 인해 통신3사 중 가장 많은 임직원 수를 자랑하는 KT는 매분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대상은 주로 임금피크제 도래 예정자다. 2018년 말 기준 KT 임직원 수는 2만3835명이다. SK텔레콤도 특별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LG유플러스는 증권업계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된 이유는 비용통제다. LG유플러스는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매출액은 3조2938억원, 영업이익은 185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3.8%, 77.8% 증가했다. 성과급 환입 영향으로 인건비가 전년동기대비 13.3% 감소했고 광고비도 60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다만, 연간으로 봤을 때는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2019년 영업이익은 7.4% 줄어든 6862억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통신3사 모두 과도한 투자비용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비용 절감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용에 2조2460억원, 설비투자비에 2조6085억원으로 쏟았다.

DB금융투자 신은정 연구원은 “인건비 및 광고비 축소가 지난해 4분기만의 일시적 요인이라고 가정해도, 이는 비용 통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도 이익개선을 위한 통제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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