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공기관 개방형 OS, 어렵지만 가야 할 길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난 1월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7이 기술지원서비스 종료(EOS)됐다. 정부는 보안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다수 공공기관 PC를 윈도10으로 전환하면서 ‘개방형 OS 도입전략’을 수립했다.
오는 10월 행정안전부를 시작으로 공공기관에 개방형 OS 도입을 늘려 2026년에는 공공기관 PC 대부분을 개방형 OS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OS는 국내 기업·기관이 리눅스 배포판을 기반으로 새롭게 만든 OS다. 인베슘의 ‘하모니카 OS’, 티맥스에이앤씨(구 티맥스오에스)의 ‘티맥스 OS’, 한글과컴퓨터가 참여한 ‘구름 OS’ 등이 대표적이다.
개방형 OS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다.
일반 이용자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SW)가 윈도 기반으로 만들졌기 때문에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OS에서는 제약이 많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많이 개선됐다곤 하나 여전히 구동되는 SW도 적고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는 은행이나 공공기관 업무는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편의성도 떨어진다. 윈도에 익숙한 일반 이용자라면 마우스 기반의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에 익숙하다. 하지만 리눅스를 잘 활용하려면 윈도 ‘명령프롬프트(CMD)’와 유사한 ‘터미널’을 다뤄야 한다. 윈도에 익숙한 유저라면 적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리눅스는 PC 이해도가 낮은 다수 이용자에겐 되는 것은 적고, 불편하고, 어려운 OS다. 공공기관에 개방형 OS를 도입한다면 지급받은 PC로는 최소한의 작업만 하고, 개인용 노트북 등으로 업무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국내 개방형 OS 3종의 기반이 된 ‘데비안 리눅스’가 OS 취약점이 많은 것으로 조사돼 ‘보안 우려’도 있다.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 따르면 데비안 리눅스는 2019년 기준 발견된 OS 취약점이 360개로 2위다. 윈도10은 357개로 3위이긴 하나 OS 이용자가 많을수록 공격자와 공격시도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용자 수가 훨씬 많은 윈도10과 비슷한 숫자의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의 개방형 OS 도입은 언젠가 가야 할 길이다.
MS는 윈도10이 ‘마지막 윈도’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앞으로는 업데이트를 통한 개선을 하고 새로운 버전의 윈도는 출시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정부가 윈도7 기술지원 종료 후 윈도10을 이미 도입했다면 계속 윈도10을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한다. 개방형 OS 도입전략에 대해서도 “이미 윈도10 사놓고 이제 와서 왜 돈 낭비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다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공공기관 PC 구매 및 이용의 구조를 자세히 알지 못해 생긴 오해다. 일반 이용자가 구매하는 윈도 라이센스는 리테일(FPP) 라이센스다. 윈도 제품을 독립적으로 구매한 것이므로 해당 라이센스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혹 PC를 바꾸더라도 기존에 구매했던 라이센스로 정품인증을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윈도 라이센스는 임대 형태이거나 PC에 윈도가 귀속된 경우가 다수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비용을 추가해 연장해야 한다. PC에 귀속된 경우 공공기관 물품의 ‘내구(사용)연한’이 지나 PC를 폐기하면 해당 윈도 라이센스도 함께 폐기된다. 만약 2020년에 윈도10이 설치된 PC를 구매했다면 해당 PC는 2024년까지 사용하고 2025년에는 다시 윈도가 설치된 PC를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또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플러그인이 줄어들면서 리눅스의 웹 이용 환경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액티브X 등은 리눅스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최대 난관이다. 정부는 2020년 말까지 모든 공공 웹사이트에서 액티브X와 같은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공공기관도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로 리눅스의 부족한 SW 호환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당장 개방형 OS가 윈도를 대체할 수는 없다. 애초 일반 이용자를 겨냥한 OS가 아니다. 개방형 OS가 사무환경에 필요한 수준을 만족한다면,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와 비용 부담을 더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도 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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