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의 배터리 시장 선두 탈환이 눈앞이다. 중국 CATL은 넘어섰고, 일본 파나소닉은 근거리에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을 증설, 1위로 올라설 채비를 한다.
16일 LG화학에 따르면 LG화학 및 협력사 직원 200여명은 오는 17일 폴란드 브로츠와프 배터리공장으로 떠난다.
코로나19 여파로 폴란드 정부가 국제선 운항을 중단, 그동안 현지 방문이 제한됐다. 최근 LG화학은 직원들의 폴란드 입국을 신청했고, 허가를 받아 출장단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인력들은 공장에 즉시 투입될 계획이다.
이번 출장은 공장 증설 차원이다. LG화학은 폴란드에 부지를 확보하면서 배터리 생산능력(CAPA, 캐파)을 지속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브로츠와프 공장 인근 터키 베스텔의 조립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연내 60기가와트시(GWh) 달성이 목표다.
이곳은 LG화학의 최대 생산기지다. 전체 생산량의 50~60%를 담당한다. 폴란드 외에도 한국, 미국, 중국 등의 공장 캐파로 늘려, 총 캐파를 올해 안으로 100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LG화학의 공격적인 투자는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은 이산화탄소(CO2) 감축 정책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지만, 업계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 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를 일정 수준 만들지 않으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코로나19에도 전기차 생산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상승세도 한몫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2020년 2월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29.6%, 사용량 1705.2메가와트시(MWh)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156.0% 오른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사용량 1671.3MWh를 달성, 중국 CATL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두 달 연속 순위를 유지했고, 일본 파나소닉(2월 점유율 34.1%)과 격차를 좁힌 것이다.
LG화학의 상승세는 테슬라와 직결된다. LG화학은 지난 2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배터리 전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추가 고객사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미국 루시드모터스와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루시드모터스의 ‘루시드에어’에 탑재되며, 계약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다. 이외에도 대형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는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13개의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캐파를 계속 늘리는 이유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다양한 고객사와 기술력을 갖췄다는 부분이 강점”이라며 “파나소닉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고, CATL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위주다. LFP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장거리 주행이 제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