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처벌이 강화된다. 아동 및 청소년이용 성착취물 범죄의 경우 처벌기준이 상향되고 양형기준도 마련한다. 또한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처벌방안도 마련된다.
정부는 23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최근 텔레그램을 이용한 n번방, 박사방 사건과 같이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 중에 미성년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고, 악질적 범죄 수법으로 많은 국민들의 염려를 초래하고 공분을 사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2차례에 걸쳐 디지털 성범죄 방지대책을 마련·추진해왔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른 범죄수법의 진화 및 폐쇄적 해외 플랫폼 사용 등 신종범죄에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기존 디지털 성범죄가 변형카메라를 매개로 한 불법영상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ICT 기술 발전으로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물이 등장했고 강요 등에 의해 피해자가 직접 촬영해 제공한 성착취물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유통매체도 과거에는 성인사이트, 웹하드 등에 공개적으로 유포돼 불특정 다수에 퍼졋다면 텔레그램 등 해외 서버 기반의 폐쇄적 SNS를 활용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해자 유형도 조직화되고 있다. 제작, 자금전달, 운영 등 역할분담에 가상화폐 등을 활용해 범죄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강화 ▲처벌 및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 ▲중대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이라는 4대 추진전략을 설정하고 17개 중과제 및 41개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디지털 성범죄물 제작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아 처벌이 충분치 않았으나, 앞으로는 중대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정형량을 상향할 계획이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 행위에 대한 형량의 하한을 설정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SNS·인터넷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광고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예비·음모죄를 처벌하는 살인 등과 마찬가지로 합동강간, 미성년자 강간도 중대범죄로 취급해 실제 범행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준비하거나 모의만 해도 예비·음모죄로 처벌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 눈높이보다 낮은 법정형량도 높아질 예정이며 범죄수익 환수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도 확대된다. 수사단계부터 사안이 중한 피의자는 얼굴 등 신상정보를 적극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온라인 그루밍 처벌 조항을 신설하고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도 13세에서 16세 미만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피해영상물 삭제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절차를 더욱 간소화해 선삭제, 후심의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예측–유포 차단–검거–삭제 등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 과정에 걸쳐 신속하게 탐지해 자동 필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도 강화된다. 인터넷 사업자가 발견시 바로 삭제해야 할 성범죄물이 종전에는 불법촬영물로 국한되어 있던 것을 디지털 성범죄물 전반으로 확대하고, 유통방지를 위한 삭제·필터링 등 기술적 조치의무가 웹하드사업자에만 적용되던 것을 모든 사업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n번방 등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를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끝까지 뿌리 뽑는다는 자세로 온 역량을 모아 철저히 대응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