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된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20’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행됐다. WWDC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상대로 아이폰·아이패드·맥용 운영체제(OS)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는 자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아이폰 운영체제 iOS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WWDC20에서 개선된 iOS14를 발표했다. 일반 이용자를 위한 베타 버전은 7월에, 정식 버전은 올가을 출시 된다. iOS14는 아이폰6S 이상 기종부터 적용된다. 사용자들이 기대했던 통화 중 녹음 기능은 들어가지 않았다. 홈화면에 위젯을 포함시키며 안드로이드와 비슷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아이폰을 자동차키로 사용하는 등 신기능이 담겼다.
◆ 홈 화면 ‘커스터마이징’…앱 분류는 자동으로=iOS 가장 큰 변경 사항은 사용자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는 홈 화면이다. 홈 화면 페이지는 업무, 여행,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및 기타 관심 분야에 대한 사용자에게 맞춤 설정된 위젯을 다양한 크기로 고정시킬 수 있다. '스마트 스택' 기능을 통해 인공지능(AI)을 통한 시간별로 적절한 위젯을 보여준다. 홈 화면 페이지 끝에 앱 보관함도 추가됐다. 사용자가 모든 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자동 정리해 분류한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iOS14는 홈 화면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진행, 아이폰 경험의 가장 대표적인 요소들을 탈바꿈시켰다"며 "아이폰은 한층 더 강력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졌다"고 강조했다.
◆ 자동차키로 변신한 아이폰…가족·지인 공유 가능=주목 끄는 신기능은 자동차키 역할을 하는 ‘카키(CarKey) 서비스’다. 사용자들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이용해 자신의 차량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NFC를 통해 올해부터 이용할 수 있다. 아이메세지로 가족, 친구 등과 디지털 자동차키를 공유할 수 있다. 기기를 분실한 경우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비활성화시키면 된다.
디지털 카키 기능은 올해 7월부터 2021년형 BMW5시리즈에 먼저 도입된다. 이후 다른 BMW 시리즈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애플은 “내년 중 초광대역칩 U1를 사용하는 산업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업계 단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 칩은 아이폰을 주머니나 가방에서 꺼내지 않고도 차를 열 수 있도록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 한국어 포함 11개 번역 서비스 지원=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네이버 ‘파파고’나 구글 번역 앱을 별도 설치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애플은 iOS14에 한국어 포함 11개 언어로 음성 및 텍스트의 빠르고 자연스로운 번역을 제공한다. AI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엔 받아쓰기 기능이 도입돼 말로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보낼 수 있다. 시리가 작동할 때 화면 전체를 뒤덮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화면 아래쪽에 조그맣게 표시되도록 바뀐다.
국내에선 기능상 제한으로 애플 지도 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현지 사용자들을 위한 기능도 담겼다. 자전거용 길찾기는 오르막길, 거리의 혼잡도 및 경로 내 계단 존재 여부를 고려한다. 전기차 경로에는 현재의 차량 충전 정도 및 충전기 유형을 토대로 계획된 경로를 따라 충전소가 추가된다. 이외 에어팟은 애플기기 간 전환을 매끄럽게 하는 기능이 추가됐고 에어팟 프로에는 주파수를 미묘하게 조절해 풍부한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