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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배터리게이트, 미국서 합의금 지급... 국내 사용자들은?

이안나
- 미국서 1인당 3만원 합의금 청구 시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미국에서 애플 ‘배터리게이트’에 대한 합의금 청구가 시작됐다. 아이폰 구형 모델 배터리 속도를 임의로 낮춘 애플을 상대로 진행된 집단소송 결과 아이폰 이용자들은 합의금을 받게 됐다 비슷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집단소송 중인 상황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정보기술(IT)매체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배터리게이트 영향을 받은 아이폰 미국 소비자가 합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청구 자격은 2017년 12월21일 이전에 운영체제(iOS)10.2.1 이상 설치된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아이폰6S·아이폰6S플러스, 아이폰SE 1세대를 소유했거나 2017년 12월21일 이전 iOS11.2 이상 설치된 아이폰7·아이폰7+를 소유한 미국인이다.

애플이 지불해야 하는 합의금 총 규모는 3억1000만 달러에서 최대 5억 달러로 예상된다. 기기당 지급되는 금액은 1인당 25달러(약 3만원)이지만 각종 경비 상환과 실제 승인된 요청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애플이 ‘배터리 게이트’ 과실을 인정하는건 아니다. 애플은 집단 합의소송 당시 "소송에 따른 부담과 비용을 피하기 위해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배터리게이트는 애플이 배터리 노후화에 따라 기기 성능을 저하시키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iOS 10.2.1, IOS 11.3)를 사용자 몰래 적용해온 사건이다. 애플은 이를 인정하며 이례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배터리 교환비용을 기존 79달러에서 29달러로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어 관련 소프트웨어 설치는 구형 아이폰에서 배터리 노후화로 예상치 못하게 전원이 꺼지는 현상을 조치이며, 새 제품 구매를 유도하려는 수단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 소비자들은 고의로 제품 성능을 떨어뜨린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집단 소송을 진행했다. 미국에서의 집단소송 결과가 국내 집단소송 판결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지난 2018년 3월 아이폰 1대당 손해배상금액 2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1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애플과 애플코리아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총 6만3879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단일 소송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집단소송제도가 없는 국내에서는 재판에 승소하더라도 소송에 참여한 당사자에게만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 법원은 아이폰에 대한 재물손상,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연방법 위반 및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캘리포니아법 위반에 대한 원고들 청구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한누리는 애플이 타인 소유 재물 효용을 해하는 손괴행위를 저질렀을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소비자기본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1인당 60유로(약 8만원)의 합의금이 논의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애플 측에 2500만유로(33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일정기간 프랑스 애플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알릴 것을 명령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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