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램 속도 2배·용량 4배 향상 기대…오는 2022년 개화 전망 - 공정 전환도 동시 진행…1y→1z→1a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 세대교체의 막이 올랐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PC·서버용 ‘DDR(Double Data Rate)5’ D램 규격을 발표한 덕분이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는 이미 개발을 끝냈고, 중앙처리장치(CPU) 등과의 호환성 이슈가 남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 업체는 DDR5 D램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표준 규격을 제정하는 JEDEC는 지난 14일(현지시각) DDR5 표준안을 공개했다. DDR은 숫자가 높을수록 2배씩 발전한다. DDR 메모리는 한 클럭 사이클 동안 두 번 데이터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다. DDR 2차선, DDR2 4차선, DDR3 8차선, DDR4 16차선, DDR5 32차선 수준이다.
DDR5는 DDR4의 다음 버전인 셈이다. DDR4는 지난 2014년 출시된 DDR 동기식 랜덤 액세스 메모리(SDRAM)의 4세대다. DDR5 D램 규격에 따른 칩당 최대 용량은 64기가비트(Gb)다. 16Gb인 DDR4보다 4배 높다. 최대 대역폭은 6400초당메가비트(Mbps)로 DDR4(3200Mbps) 대비 2배다. 소비전력은 1.1볼트(V)로 DDR4(1.2V)보다 9% 적다. DDR5 D램 최초 대역폭은 4800Mbps로 현세대 최고 속도 제품보다 50% 빠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이미 2018년 DDR5 D램 개발을 완료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JEDEC에서 선진 업체들 기준으로 규격을 맞춘다. 표준안보다 제품 개발이 먼저지만, 둘 사이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업체들은 인텔, AMD 등 CPU 업체들과 협업하면서 DDR5 D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연동 가능해야 차세대 D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보드 등 관련 제품도 규격에 맞춰야 한다.
메모리 제조사는 공정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다. 1세대(1x), 2세대(1y)에서 3세대(1z)로 전환하는 추세다. 각각 집적도(회로 간 선폭)가 10나노대 후반, 중후반, 초중반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없어 회사마다 다르지만, 1z는 14~16나노 수준이다. 회로 선폭이 줄어들수록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D램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세대(1a)에서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격이 정해진 만큼 DDR5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은 준비를 끝냈기 때문에 인텔, AMD 등이 어느 시점에 규격 지원하느냐에 따라 확산 시점이 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2년을 개화 시기로 보고 있다.
한편 차세대 모바일 D램은 공급이 시작됐다. 마이크론은 모토로라 ‘엣지플러스’에 12GB LP(Low Power)DDR5 D램을 투입했다. 샤오미 ‘미10’에도 들어간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12Gb 칩 8개와 8Gb 칩 4개로 구성된 모바일 D램 패키지를 ‘갤럭시S20울트라’에 탑재했다. SK하이닉스는 시제품 생산 단계로,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