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中에도 밀린 日 반도체…"이랏샤이마세 TSMC"

김도현
-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추진…인텔·삼성과 연대도 검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살리기’에 나선다.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자국 반도체 시장 활성화를 노린다.

2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만 TSMC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기존 자국 기업 간 연대 방식에서 외국 업체와의 협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TSMC는 세계 최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퀄컴, 애플, 화웨이 등 대형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TSMC는 지난해 11월 도쿄대와 공동연구소를 설립, 일본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를 비롯해 극자외선(EUV)용 블랭크마스크의 호야, EUV 포토레지스트의 도쿄오카공업(TOK) 등은 TSMC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사다. 일본 정부는 이 점을 유인책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인텔, 삼성전자 등과의 연대도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와 협력을 위해 수년간 1000억엔(약 1조12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의 경우 수출규제 이슈가 얽혀 있어, 손을 내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끝나지 않는 이상 일본이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하더라도, 현지공장을 짓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해외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례다. 그동안 자국 기업끼리의 공조를 선호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 반도체 업계가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과거 일본 반도체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1990년 글로벌 점유율은 49%에 달했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

지난해 11월 파나소닉은 대만 누보톤에 반도체 관련 모든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필립스 기술 기반으로 반도체 자회사를 만든 지 67년 만에 사업 철수다. 엘피다메모리 파산,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적자전환 등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한국, 대만 등 업체에 자리를 내주면서 지난 2018년 7%에 그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 반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에게도 밀리는 형국”이라며 “더 늦기 전에 외국 기업과 손을 잡고, 반등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2020년 1분기 반도체 매출 순위에서 처음으로 TOP10에 진입했다. 이 기간 26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54% 늘어났다. 반면 키옥시아는 10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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