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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세계최초 AR글래스로 ‘넷플릭스’ 볼 수 있을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공연도 보고 게임도 즐기는 증강현실(AR) 안경이 나왔다. LG유플러스는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과 손잡고 오는 21일 ‘U+리얼글래스’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고객용(B2C)으로 나온 세계 최초 5G 기반 AR글래스다.

LG유플러스는 기기 제조사인 엔리얼은 물론 하드웨어 측면에서 미국 퀄컴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AR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11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리얼글래스 출시와 관련한 사업계획과 전략을 발표했다.

U+리얼글래스는 5인치 스마트폰 화면을 안경 속 100인치 화면에 그대로 옮긴 것이 특징이다. 내 시야가 닿는 360도 어디에서든 화면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앱은 모두 사용할 수 있고, 프로야구 중계나 콘서트 관람 등 영상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U+AR을 통한 AR 특화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현재 가상현실(VR)과 함께 AR 등 실감서비스 시장은 빠른 글로벌 성장이 예상된 당초 전망보다 성과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겁고 비싼 전용 기기, 특화 콘텐츠 부족이 난관으로 꼽힌다. 이에 LG유플러스는 88g에 불과한 엔리얼의 AR글래스와 자사의 AR 콘텐츠 경쟁력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매년 1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AR스튜디오를 구축하고 AR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목표는 AR글래스 시장 선점이다. 향후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형 LG유플러스 FC부문 5G서비스그룹장<사진>은 이날 기자와 만나 “사실 처음에는 단순히 5G 서비스 제공 차원으로 시장에 접근했는데, 하다 보니 일부 성과도 나고 수출도 되고 (AR 자체의)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 “일단은 앞으로 해외 5G 상용화와 서비스 출시 현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추후 U+리얼글래스를 하나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할 구상도 갖고 있다. 김 그룹장은 “특정 장소에 가면 특정 오브젝트를 보여주는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어떤 가게에 가서 알라딘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크를 샀을 때 AR글래스를 착용하면 증강된 알라딘이 나와 노래를 불러주는 퍼포먼스 등 협업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글래스가 상용화를 넘어 대중화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기기 측면에서는 더 가볍고 편의성 높은 디바이스들이 개발돼야 하는 숙제가 있다. U+리얼글래스의 경우에도 기업용(B2B)으로 나온 시중 AR글래스와 비교하면 단연 제일 가볍지만, 일반적인 안경 무게(30~50g)보다는 2배가량 무겁다. 권장하는 연속 사용시간도 아직 45분 내외에 불과하다.

가장 큰 숙제는 콘텐츠 확보다. 예컨대 U+리얼글래스로는 넷플릭스·훌루 등 해외 기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볼 수 없다. 국내와 달리 해외 OTT는 대부분 디지털저작권관리(DRM)가 적용돼 있다. 기기 연동을 통한 미러링 기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LG유플러스 자체 콘텐츠 뿐만 아니라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과의 지속적인 협업 추진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김준형 그룹장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U+리얼글래스가 출시되고 새로운 디스플레이로서 AR글래스를 통한 서비스 필요성을 차츰 인정하도록 만들겠다”라면서 “지금도 넷플릭스의 경우 모바일용 TV용 앱이 따로 있듯이 나중에는 AR글래스용 앱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AR·VR 기업 ‘스페이셜’의 원격회의 시스템 ‘스페이셜’을 U+리얼글래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각자 다른 공간에 있는 최대 10명의 사람들이 가상 회의실에 모여 협업할 수 있는 AR글래스 앱 서비스다. 각 개인은 자신을 대표하는 아바타로 다른 이들에게 보여진다. 회의에서는 단순 대화나 손짓을 통한 설명뿐만 아니라, 파일로 된 자료나 동영상을 띄워 함께 볼 수도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없이 오로지 손짓만으로 제어가 가능한 앱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다. 현재 U+리얼글래스는 스마트폰을 유선으로 연결해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다. 엔리얼은 추후 핸드 트레킹 솔루션을 고도화해 가상 공간에서 손으로 오브젝트 움직이는 등의 기능을 업데이트할 방침이다. 2002년작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가상 스크린 터치 장면이 20여년만에 실제로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U+리얼글래스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과 연동 가능하며 추후 LG전자의 LG 벨벳을 비롯한 주요 라인업에 적용될 계획이다. 출고가는 69만9000원(이하 부가세 포함)으로, LG유플러스 고객 가운데 월 10만5000원의 ‘5G 프리미어 플러스’ 이상 요금제(스마트기기 팩)에 가입하면 50% 할인된다. 서비스는 U+5G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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