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상반기 5대 매출처 ‘완제품→부품’ 재편…의미는?

윤상호
- 코로나19 영향, 메모리 강세 완제품 약세…美 유통망 회복 지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5대 매출처를 공개했다. 5곳 중 3곳이 부품 관련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엿보인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미국 점유율 1위 가전 유통사 대신 중국계 산업장비 회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1분기에는 부품 고객사 2곳, 완제품 고객사 3곳이 명단에 들었다.

17일 삼성전자 제52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삼성전자 주요 5대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화웨이 ▲버라이즌이다. 전체 매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상반기 삼성전자 매출액은 108조3000억원이다. 이 중 약 13조원을 5개 업체에서 올렸다.

작년 반기 기준 5대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이다. 전년동기대비 베스트바이가 빠지고 테크트로닉스가 들어왔다. 지난 1분기 기준 5대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소프트뱅크 ▲버라이즌이다. 전기대비 AT&T와 소프트뱅크 대신 테크트로닉스와 화웨이를 포함했다.

주요 거래처 변화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 그동안 삼성전자 5대 거래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 3사를 기본으로 ▲AT&T ▲베스트바이 ▲화웨이가 돌아가며 빈자리를 메웠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다. 메모리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 간다. 도이치텔레콤과 버라이즌은 각각 유럽과 미국 최대 통신사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고객사다. AT&T는 북미 점유율 2위 통신사다. 베스트바이는 북미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다. 화웨이는 애플처럼 삼성전자에서 부품을 구입한다.

코로나19는 생활가전 오프라인 유통망 붕괴를 유발했다. 대부분 판매는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2분기 영업을 재개했지만 쌓아둔 재고를 처리해야 새 물건을 입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도 온라인 유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코로나19 환자 발생국이다. 방역 정책을 둘러싼 혼란은 여전하다. 베스트바이 재진입 시점은 미국 코로나19 통제력에 달렸다.

AT&T는 상황이 조금 낫다. 미국 통신사는 생활가전 유통업계에 비해 온라인 유통에 신경을 써 왔다. AT&T 재등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이 변수다. 삼성전자는 1분기와 3분기 각각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고한다. 올해도 3분기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공급한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흥행이 AT&T 이름이 보일지 보이지 않을지를 결정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가 문제다. 미국은 화웨이 제품 머리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급을 사실상 막았다. CPU와 AP가 없으면 ▲스마트폰 ▲통신장비 ▲서버 등을 만들 수 없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도 필요 없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버팀목으로 삼았다. 하지만 같은 중국 업체까지 화웨이 약점을 공격 중이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경쟁력 부족을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략도 한계가 있다.

한편 테크트로닉스가 명단에 든 것은 관련 공시를 한 후 처음이다. 중국계 산업장비 업체다.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 할 경우 테크트로닉스뿐 아니라 다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고객사가 이름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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