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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20] 막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첫 온라인 행사 평가는?

이안나

- 코로나19 시대 진행한 첫 대형 전시박람회…중국 기업 대거 진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규모 및 기간을 대폭 축소한 ‘IFA2020 스페셜 에디션’이 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세계적 유행(펜데믹) 이후 대형 전시박람회들이 행사를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태세 속에 있다. IFA2020은 이 시기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한 첫 번째 글로벌 대형 전시회다.

한계는 있었다. 현지에 전시를 준비한 업체는 100여개였다. 예년 1800여개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이다. 일일 관람객 수도 제한적이었다. 온라인 전시는 1000여개 기업이 입점했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불참을 선언했다. 예년에 비해 주목도 및 흥행은 저조했다.

그러나 하반기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참여 기업들의 방향 및 전략을 파악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시대 ‘집콕’ 생활을 돕는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시징은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들은 보급형 제품이 많았다. 이런 제품 소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도 담겨있었다.

◆ 삼성·LG전자 ‘가상 전시’ 장외전…지루함 탈피 고심 흔적=온라인 컨퍼런스 및 행사는 시간·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집중력이 금방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하반기 유럽시장을 공략할 제품 소개를 위해 가상전시를 진행했다. 지루함을 덜기 위해 게임엔진 기술을 결합해 제품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LG전자는 IFA2020에서 프레스 컨퍼런스 외 별도로 PC·모바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3차원(3D) 전시관을 만들었다. 실제 오프라인 전시관이었던 독일 메세 베를린 입구부터 큰 행사마다 LG전자 상징으로 여겨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이 전시장은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유니티 테크놀로지스코리아의 게임 엔진이면서, 가상현실(VR)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통합 도구다.

삼성전자는 IFA엔 불참했지만 별도로 온라인 컨퍼런스 ‘멈추지 않는 삶’을 개최했다. 1인칭슈팅게임(FPS)처럼 집안을 누비며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구석구석 만화책을 숨겨둬 흥미를 유발했다. 이용자 행동에 맞춰 집안 곳곳에 있는 TV와 태블릿 등에서 발표자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상에 가상 전시관을 마련하기 위해 상용 게임엔진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제공한다.
◆ 전세계 ‘집콕 시대’…AI가전·스마트홈 중심 소개=코로나19로 집 안에서의 생활이 증가한 현상은 전세계 공통적이다. 스마트홈은 몇 년 전부터 기업들이 강조해온 흐름이지만 생활의 변화가 이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밀레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사물인터넷(IoT)와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가전제품들을 소개하면서 이를 연결할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을 함께 강조했다.

LG전자가 만든 모델하우스 씽큐홈에선 미래의 집을 상상할 수 있다. ▲생활가전 ▲IoT 플랫폼 ▲에너지 솔루션 등 통합 솔루션을 구현했다. 현관 스마트도어는 안면인식을 적용했다. 손잡이는 자외선(UV) 살균 기능이 있다. 이외 유럽시장 공략 제품으로 ‘인스타뷰 씽큐 냉장고’는 내부 식재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남아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추천한다. 워시타워는 의류 무게를 감지한 후 최적의 모션을 스스로 선택해 세탁·건조한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은 “씽큐 앱과 씽큐 홈이 플랫폼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LG 씽큐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창출해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기업 밀레 역시 스마트홈 앱 ‘밀레앳모바일’을 업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다. ‘쿡어시스트’는 인덕션과 연동해 스마트폰이 온도를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요리 단계별로 조리 과정을 안내해준다. 오븐에 AI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푸드ID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구분하고 조리시간 및 온도를 알아서 설정한다. 중국기업 TCL도 TV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을 내세웠다.
사진=TCL
사진=TCL
◆ 보급형 스마트폰·주변기기 대거 공개…하반기 ‘스마트시계’ 대전=삼성전자가 자체 진행한 컨퍼런스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42와 태블릿 갤럭시탭A7, 스마트밴드 갤럭시핏2를 공개했다. 하반기 유럽시장을 공략할 모바일·주변기기는 ‘가성비’ 제품 중심이라는 의미다.

IFA2020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TCL은 TV 포함 보급형 주변기기를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10.2인치 화면과 스타일러스 펜이 탑재된 교육용 태블릿을 공개했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다. 또 노년층 건강관리에 집중한 스마트시계를 공개했다. 심박수 모니터링이나 약물 섭취 알림 기능이 탑재됐다.

특히 스마트시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신제품들이 쏟아냈다. 화웨이는 이달 중 10만원 대 ‘워치 핏’을 출시한다. 자회사 아너에서도 '아너 워치 GS 프로'를 출시한다. 애플과 샤오미, 아마존 역시 각각 건강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밴드·시계를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하반기 스마트시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참여업체 중 중국기업 ‘90%’…유럽시장 집중공략=중국기업들이 세계 종합전시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IFA2020 온라인 전시회를 채운 1000여개 기업 중 90%에 달하는 900개가 중국기업이었다. 세계는 미중 무역분쟁과 지적 재산권 침해, 국경문제 등으로 ‘반중정서’가 확대되고 있다. 그나마 중국에 우호적인 유럽을 적극 공략하는 계획이다.

중국기업들은 신제품 공개와 함께 유럽 투자 계획을 집중 설명했다. 특히 화웨이는 업계에서 ‘기린’ 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유럽 현지 채용 규모와 투자 비용 등을 밝히며 현지 시장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화웨이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월터 지 부사장은 “유럽은 향후 10년 화웨이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작년 22만3000개 일자리를 유럽에 공급했다”라고 전했다.

TCL도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언급하며 유럽에 공장 추가 가동 계획을 밝혔다. 가전업체 하이얼도 중국 매출 비중이 적다는 점을 들어 “중국 회사 아닌 글로벌 회사”라며 “내년 유럽 지역 공장 2개를 새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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